저택의 중앙 홀은 이미 지난 상금 전쟁의 불씨로부터 번져 나온 혼란과 싸움의 열기로 가득 찼다. 회의실은 이내 물리적 충돌과 말다툼, 그리고 피와 눈물로 얼룩진 전장이 되어버렸다.
누구도 확실한 승자가 없었고, 상금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두고 윤지수와 강시헌은 물론, 클럽의 야망 있는 모든 멤버들이 서로를 향해 무자비하게 달려들었다.
”주인이 없는거라면, 어짜치 차지하는게 임자 아니야?”
누군가 외쳤고, 그 목소리는 곧이어 분노와 배신의 함성이 되어 울려 퍼졌다.
회의실 구석구석에서 무수한 충돌이 일어났다.
누군가는 주먹을 휘둘렀고, 또 다른 이들은 주변에 무기가 될 만한 물건들을 들고 서로를 죽였다.
전투는 점점 더 격렬해졌고, 회의실 벽면에 걸린 금고가 이내 그들의 분노와 욕망의 도구로 전락했다.
일순간, 회의실은 마치 무정부 상태처럼 각자의 이익을 위해 서로 배신하고 쏟아붓는 혼란의 소용돌이가 되어갔다.
싸움은 한동안 격렬하게 이어졌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누구도 상금을 온전히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부서진 가구와 금고 파편, 피로 얼룩진 회의실 구석에서, 몇몇 이들은 서로의 배신에 실망하며 무릎을 꿇었고, 또 다른 이들은 분노 속에 누군가를 끝내려 손을 들어올렸다.
윤지수와 강시헌도 치열한 대립 속에서 서로의 눈빛만을 교환하며,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고급저택 아래 공허한 얼굴로 앉아있었다.
그 순간, 회의실 중앙에 있던 금고가 큰 충격과 함께 열리며, 안에 담겨 있던 상금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려갔다. 사람들은 바닥으로 떨어진 돈 다발들을 피가 묻은 손으로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있었고, 시체가 널려있는 메인 홀과 돈다발은 끔찍한 경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전투의 소용돌이가 잦아들고, 중앙홀은 피와 잿더미,
그리고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 채 고요함을 되찾았다.
더 챙겨갈 수 없었던 상금은 바닥에 흩어진 채 남아 있었다.
누구도 최종 승자가 될 수 없었고, 그동안의 욕망과 배신, 그리고 치열한 싸움은 결국 클럽 전체를 파멸의 길로 몰아넣고 말았다.
윤지수는 회의실 구석에서 멍하니 바닥에 흩어진 상금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결국 서로를 파괴한 셈이군요…”
그녀의 말에 강시헌도 천천히 고개를 떨구며 한숨을 내쉬었다.
회의실에 모인 이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지난 밤의 혼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상금 전쟁은 단순히 돈이나 권력만이 아닌, 서로의 인간미와 도덕,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모두 잃게 만든 비극이었다.
저택의 어둠 속에서, 누구도 상금을 손에 넣지 못한 채 모두가 피와 눈물, 그리고 깊은 후회 속에 잠식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혼돈의 잔해 속에서 새로운 질서의 씨앗이 피어오를 가능성 또한 어렴풋이 느껴졌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단순한 권력이 아니라,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아닐까요?”
그의 말 한마디는 폐허 속에서 서로의 눈빛을 마주한 이들에게 새로운 다짐처럼 스며들었다.
최후의 전투는 모두에게 파멸을 안겼지만, 그 잿더미 속에서 누군가는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상금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그 대신 서로를 향한 깊은 배신과 치열한 분투의 흔적은, 클럽이라는 조직이 반드시 새롭게 태어나야 함을 예감하게 했다.
에필로그
저택의 중앙 홀은 다시 한 번 고요해졌다. 피와 눈물, 그리고 잃어버린 야망의 파편들이 남아 있는 그 자리에서, 한 줌의 희망과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이 잔잔히 스며들기 시작했다.
상금 전쟁은 끝났지만, 그 싸움 속에서 모두가 깨달은 것은, 진정한 승리란 외부의 권력이나 금전이 아니라, 자신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힘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클럽의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이 잔혹한 전투의 흔적은 어쩌면 새로운 질서가 태어날 단초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의 속삭임처럼, 저택 어딘가에서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과 계략이 준비되고 있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