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마법의 끝과 새로운 시작

10화: 마법의 끝과 새로운 시작

서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법사로서의 역할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문 앞에 서 있는 의뢰인을 바라보며, 과연 첫사랑의 저주라는 것이 존재하는 감정을 강제로 지울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고민했다.

현우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차라도 한 잔 하시죠.”

여성은 조심스럽게 사무실로 발을 들였다. 떨리는 손을 맞잡은 채, 그녀는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다. “제 이름은 유진입니다. 몇 주 전부터 꿈속에서 제 첫사랑이 절 부르고 있어요. 하지만… 그는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서윤과 현우는 순간 말을 잃었다. 첫사랑이 사라졌지만, 꿈속에서 계속해서 부른다는 것. 이는 단순한 기억의 잔재가 아닐 수도 있었다.

“혹시… 꿈에서 그가 어떤 말을 하나요?” 서윤이 물었다.

유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는 항상 같은 말을 해요. ‘날 잊지 마. 나는 아직 여기 있어.’”

현우는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건 저주라기보다는 미련일 가능성이 큽니다.”

유진이 눈물을 삼켰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려 했어요. 하지만 꿈을 꿀 때마다 너무 생생해서, 마치 실제로 그가 내 곁에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그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어요.”

서윤은 그녀의 눈빛을 보며 결심한 듯 말했다. “좋아요. 우리가 도와드릴게요.”

진실을 마주하다

유진의 안내로 그들은 그녀의 첫사랑이 마지막으로 살았던 집을 찾았다. 오래된 아파트는 아직도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듯했다. 유진은 거실 중앙에 서서 눈을 감았다.

“여기서 우리는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마지막으로 만났던 곳도 여기였고요.”

현우는 주위를 살폈다. 그가 손을 가볍게 움직이자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여기에는 강한 감정이 남아 있어요.”

그 순간, 차가운 기운이 방 안을 감쌌다. 그리고 유진이 갑자기 몸을 움츠렸다. “느껴져요… 그가 여기 있는 것 같아요.”

현우는 그녀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에게 이별을 고하세요.”

유진은 눈을 감고 속삭였다. “널 사랑했어. 하지만 이제는 널 보내줄게.”

그 순간, 방 안을 감싸던 기운이 천천히 사라졌다. 마치 무언가가 해방된 듯한 느낌이었다. 유진은 눈물을 흘렸지만, 그것은 슬픔이 아니라 안도의 눈물이었다.

마법의 끝과 새로운 시작

사무실로 돌아온 서윤과 현우는 차를 한 잔 마시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제 정말 끝이네.” 서윤이 말했다.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은 결국 감정을 정리하는 도구일 뿐이에요. 중요한 건, 사람들이 스스로 감정을 마주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서윤은 창밖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첫사랑의 저주는, 결국 스스로 풀어야 하는 거였네.”

현우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작게 웃었다. “그렇죠. 그리고 이제 우리도 우리의 길을 가야죠.”

서윤은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다음 의뢰인은 없겠네.”

현우는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조용히 대답했다. “혹시 모르죠. 누군가 또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있다면.”

서윤은 웃으며 문을 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돌아보았다.

“이제 진짜 끝이네.”

그녀와 현우는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 그들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어딘가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사랑이 시작되고 있을 터였다.

– 끝 –

"첫사랑의 저주를 풀어드립니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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