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첫 번째 의뢰 – 흔들리는 신랑

2화: 첫 번째 의뢰 – 흔들리는 신랑

서윤은 손에 들린 종이를 다시 바라보았다.

[의뢰인: 김도훈 (31) – 10년 연애 후 결혼을 앞둔 남자]

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연애 상담을 해본 적도 없고, 솔직히 누군가의 사랑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피곤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현우의 눈빛은 단호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요?”

“잠깐만요.” 서윤은 손을 들며 물었다. “이건 정확히 어떻게 하는 건가요? 제가 어떻게 사랑을 찾아준다는 거죠?”

현우는 테이블 위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이번에는 모래가 아니라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이 물은 의뢰인의 감정을 반영합니다. 만약 이 물이 흐려진다면, 그의 마음이 혼란스러운 상태라는 뜻이죠.”

서윤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병을 들여다보았다. 맑은 물이 흔들리는 순간, 서서히 회색빛으로 변했다.

“그럼 이 사람, 지금 굉장히 흔들리고 있다는 거네요.”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그의 첫사랑과 현재의 약혼자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윤은 종이를 다시 보며 중얼거렸다. “10년 연애 후 결혼을 앞둔 남자라… 결혼을 망설이는 건가.”

“그걸 우리가 알아봐야겠죠.” 현우가 미소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직접 만나러 가죠.”

서울 강남, 저녁 7시

김도훈이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그는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바쁜 직장인이라 그런가,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짙었다.

“김도훈 씨, 맞으시죠?” 서윤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네, 맞습니다. 그런데… 두 분이 저를 도와주신다는 분인가요?”

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희는 당신의 고민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도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해서, 전 제 자신도 모르겠어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첫사랑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서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 ‘역시나.’

도훈은 테이블 위에 손을 올리며 말을 이었다. “지금 약혼자와 함께한 시간은 정말 소중해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예전에 헤어진 첫사랑이 생각나기 시작했어요. 그 사람과 다시 만나야 하는 건 아닌지… 마음이 혼란스러워요.”

현우는 조용히 그의 손 위에 유리병을 올려놓았다. 흐려졌던 물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당신은 첫사랑의 기억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감정은 단순한 흔들림일까요? 아니면… 제가 정말 첫사랑을 아직 사랑하는 걸까요?”

서윤은 그의 눈빛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의 첫사랑을 직접 만나야 할지도 몰랐다.

이전의 감정을 다시 마주하다

며칠 후, 김도훈의 첫사랑을 직접 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았다. 그녀의 이름은 강지민, 현재는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었다.

서윤과 현우는 도훈을 데리고 한적한 카페에서 그녀를 마주했다. 지민은 깔끔한 정장 차림에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며 나타났다.

“도훈아, 정말 오랜만이야.”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도훈은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러게… 생각보다 넌 많이 변하지 않았네.”

지민은 눈을 깜빡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변했어. 네가 기억하는 나와는 다를 거야.”

서윤은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을 느꼈다. 도훈은 지민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단순한 추억에 사로잡힌 걸까?

현우는 조용히 지켜보다가 말했다. “도훈 씨, 당신이 원하는 건 첫사랑과의 재회인가요? 아니면 현재의 사랑을 지키고 싶은 건가요?”

도훈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걸 알아보려고 온 거예요.”

서윤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제야 진짜 저주를 풀 시간인가 봐.’

3화: 흔들리는 감정과 선택의 기로

3화: 흔들리는 감정과 선택의 기로

김도훈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의 얼굴에는 망설임과 후회의 그림자가 어렸다. 강지민이 맞은편에 앉아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도훈아. 지금

"첫사랑의 저주를 풀어드립니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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