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의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진 뒤, 공원은 다시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연과 민혁은 여전히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하연의 눈가에는 아직도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 눈물 속에는 이제 더 이상 후회나 아픔이 아닌 안도가 담겨 있었다.
“이제 정말 끝난 걸까요?” 하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주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서윤이 곧바로 이어받았다.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한 순간이에요. 당신들은 첫사랑을 되찾았어요. 하지만 앞으로 그 감정을 어떻게 지켜나갈지는 여러분의 몫이에요.”
민혁은 하연의 손을 꼭 쥐었다. “나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 거야. 다시는 너를 떠나지 않을 거고, 우리의 감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야.”
하연도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마찬가지야. 이번엔 더 이상 후회하지 않을 거야.”
현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럼, 우리의 역할은 여기까지네요.”
마법사의 마지막 조언
서윤과 현우는 천천히 공원을 빠져나왔다. 하연과 민혁은 그들을 배웅하며 깊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말 고마워요. 두 분 덕분에 저주를 풀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 하연이 말했다.
현우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사랑을 찾고 지키는 것은 저희가 아니라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이에요. 우리 역할은 단지 길을 밝혀주는 것뿐이죠.”
서윤도 덧붙였다. “잊지 마세요. 첫사랑의 저주는 사랑을 놓지 못할 때 생기는 거예요. 이제부터는 두 분이 함께 만들어갈 이야기예요.”
그 말을 남긴 채, 서윤과 현우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하연과 민혁은 서로를 바라보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새로운 의뢰인의 등장
며칠 후, 서윤과 현우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조용한 공간에서 차를 한 잔씩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문이 조용히 열렸다.
“여기가… 첫사랑의 저주를 푸는 곳인가요?”
낯선 목소리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문 앞에는 한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손끝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현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맞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으신가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 첫사랑이… 꿈에서 저를 계속 부르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서윤과 현우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또 다른 저주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