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경계를 넘어서

10화: 경계를 넘어서

며칠 뒤, 재하는 임원 회의에서 홍대 커뮤니티와의 상생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 조정안을 발표했다. 그는 커뮤니티의 예술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회사가 지향하는 상업적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침착하게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재하: “홍대 커뮤니티는 단순히 상업적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문화적 자산입니다. 이곳의 고유한 색을 살리면서도 회사가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커뮤니티 내부의 일부 공간을 상업 시설로 개발하되, 그 안에 현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습니다. 또한, 예술 공간을 일부 복원하여 홍대만의 독특한 예술성을 유지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 방향입니다.”

(회의실에 앉아 있는 임원들의 표정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듯했지만, 재하의 설득력 있는 설명에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박 팀장: (잠시 침묵한 후) “자네 말대로라면,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수익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 이미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겠군. 하지만, 자네가 제안하는 이 협력 방식이 진짜로 실현 가능할까?”

재하: (확신에 찬 목소리로) “가능합니다. 이미 커뮤니티 예술가들과 의견을 나누었고, 그들도 이 상생 방안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단지 상업 공간이 아니라, 지역 예술가들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임원들 사이에서 다시금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상업적 성공만을 추구해온 회사에서 이런 접근은 생소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박 팀장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결단을 내렸다.)

박 팀장: “좋아, 재하 씨. 이 조정안을 승인하지. 자네가 직접 프로젝트의 새로운 책임자로서 이 과정을 주도하게. 하지만, 회사의 목표와 이익이 희생되지 않도록 유념해 줘야 하네. 나도 자네의 선택을 믿어보겠네.”

(재하는 박 팀장의 승인에 깊이 숨을 내쉬며, 마음 속 깊이 안도감을 느꼈다. 마침내 회사의 이해와 커뮤니티의 가치를 연결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커뮤니티와의 협력]

회사 측의 승인을 받은 재하는 커뮤니티에 직접 찾아가 예술가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현우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커뮤니티의 예술가들은 회사의 태도 변화에 놀라며 동시에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품었다. 재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며,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현우: “이제 정말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거야? 그동안 회의적이었는데… 네가 이렇게 해내다니, 정말 믿기지 않네.”

재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현우, 너와 커뮤니티가 없었다면 나도 이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거야. 이 프로젝트가 회사의 것이면서도 우리 모두의 것이 되게 만들고 싶어.”

(현우의 친구인 지우가 손을 들어 질문을 던졌다.)

지우: “재하 씨, 솔직히 말해요. 이게 단지 일시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방안은 아닌가요? 우리 예술가들에게 진짜로 기회가 돌아오긴 할까요?”

재하: (진지하게) “지우 씨, 이건 단지 겉치레가 아니에요. 저도 이 프로젝트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공간이 상업 시설이면서도 예술가들에게 열린 장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겁니다.”

(예술가들은 재하의 말에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회사와의 협력에 대해 불신이 컸지만, 재하의 진심이 담긴 말에 조금씩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현우: (미소를 지으며) “여러분, 재하 씨는 진심이에요. 나도 처음엔 의심했지만, 이제는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와 예술가들이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겁니다.”

(현우의 말에 예술가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지었다. 프로젝트는 그렇게 예술 공간과 상업 시설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형태의 협력으로 자리 잡아갔다.)

몇 달 후, 홍대에 자리 잡은 새로운 예술 공간이 첫 전시회를 열었다. 재하가 주도한 프로젝트는 커뮤니티의 예술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상업적 성공을 도모할 수 있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전시회장 곳곳에는 현우와 그의 예술가 친구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회사 측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홍대의 독창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잡아냈다는 평가를 내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프닝 행사 날, 재하와 현우는 전시회장을 함께 거닐며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재하는 주변의 작품들을 바라보며, 이 모든 것이 현우와 함께 이뤄낸 결과라는 사실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재하: “이제야 실감이 나네. 우리가 함께 만든 이 공간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다는 게.”

현우: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우리 둘의 노력이 사람들에게 이렇게 전해진다는 게 참 놀라워요. 재하 씨, 정말 고마워요. 내 곁에 있어 줘서, 그리고 우리를 위해 싸워줘서.”

(재하는 조용히 현우의 손을 잡았다. 그는 현우의 따뜻한 손을 꼭 쥐며 서로의 손길을 통해 묵묵히 감사를 전했다. 이제 그들에게는 더 이상 회사와 커뮤니티의 경계가 아닌, 같은 미래를 바라보는 동반자로서의 관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전시회가 끝난 후, 재하와 현우는 밤이 내려앉은 홍대 거리를 나란히 걸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홍대 거리의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재하는 이 거리 곳곳에 자신과 현우의 시간이 쌓여 있음을 느끼며, 마음 깊은 곳에서 따뜻함이 피어오르는 걸 느꼈다.

현우는 가만히 재하의 손을 잡았다. 서로의 손을 맞잡고 조용히 걷던 그 순간, 현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현우: “재하 씨, 우리 앞으로도 이 경계를 넘어서 계속 함께할 수 있을까요?”

(재하는 현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현우를 향한 따뜻한 미소와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재하: (부드럽게) “물론이지. 이제는 어떤 경계도 두렵지 않아. 너와 함께라면… 어떤 길이라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아.”

(현우는 재하의 말을 들으며, 눈을 감고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러다 한 발짝 다가서더니, 재하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그리고 둘은 서로의 시선이 교차하는 그 순간, 천천히 입술을 맞추었다. 조용한 거리의 불빛 아래, 두 사람은 서로에게 온전히 몰입해 모든 감정을 나누었다.)

그들이 입을 맞추며 나눈 그 순간은, 오랜 갈등과 고민을 넘어 이제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 두 사람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재하는 현우의 온기가 전해지는 그 순간, 더 이상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다. 더 이상 회사와 커뮤니티라는 경계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새로운 길을 걸을 준비가 된 것이다.

(둘은 한참 동안 그렇게 입맞춤을 나누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재하는 조용히 현우의 손을 잡고 말했다.)

재하: “우리… 조금 더 함께 있을까?”

(현우는 살짝 놀란 듯 고개를 들었지만,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우: “그래요. 오늘은 당신과 오래오래 함께 있고 싶네요.”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은 채, 홍대의 골목길을 따라 조용히 걸었다. 주변의 밤 공기가 차가웠지만,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그들은 이대로 함께하는 시간을 천천히, 그리고 깊이 음미하며,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로 했다.)

[10화 (완결) 끝]

에필로그 예고: 새로운 여정

재하는 홍대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이제 현우와 함께 새로운 삶을 설계한다. 그들에게는 더 이상 회사와 커뮤니티의 경계가 아닌,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나갈 더 큰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