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준 선배의 집에서의 감금 생활은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는 마치 조련사처럼 나를 길들이려 했다. 그
의 다정함은 언제든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낼 수 있는 맹수의 그것과 같았다.
나는 그의 눈치를 살피며 숨죽이는 법을 배웠다.
마치 유리 새장 속에 갇힌 새처럼,
자유를 잃은 채 그의 감정 변화에 맞춰 날갯짓을 조절해야 했다.
아침이 되면 그는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깨웠다.
“잘 잤어, 채윤? 오늘 아침은 네가 좋아하는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 봤어.”
그는 직접 만든 아침 식사를 내 앞에 내밀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아침 식사였지만, 나는 그 식탁에서조차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의 친절은 마치 독이 든 사탕처럼, 달콤하지만 위험했다.
“고마워요, 선배.”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포크를 들었다. 그의 시선은 마치 나를 꿰뚫어 보는 것처럼 느껴졌고,
나는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없었다.
식사 후, 그는 나에게 책을 읽거나 TV를 보도록 강요했다.
외부와의 모든 접촉이 차단된 상황에서, 나는 그가 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치 인형처럼, 그의 손에 의해 움직여지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
“채윤, 이 책 읽어봤어? 네가 좋아할 만한 내용일 텐데.”
그는 책을 내밀며 부드럽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차가웠고, 나는 거절할 수 없었다.
마치 명령처럼, 그의 말을 따라야만 했다.
밤이 되면 그는 나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그는 나를 안고 부드럽게 속삭였다.
“채윤아, 나는 너를 너무나 사랑해. 너는 나의 전부야.”
나는 그 속에서 공포를 느꼈다.
마치 뱀의 둥지처럼, 빠져나갈 수 없는 끔찍한 공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지만, 그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다. 꿈속에서 나는 어두운 터널 속을 끝없이 헤매고 있었다.
출구를 찾으려 발버둥 쳤지만, 어디에도 출구는 없었다.
그 터널의 끝에는 항상 태준 선배가 서 있었다.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붙잡으려는 그의 모습에 나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곤 했다.
하지만 나는 절망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찾으려 했다.
태준 선배가 잠시 방을 비운 사이, 나는 집 안을 샅샅이 뒤졌다.
혹시라도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물건이 없을까 해서였다.
마치 어둠 속에서 성냥불 하나를 찾는 것처럼, 간절하게 희망을 찾았다.
그러던 중, 나는 우연히 태준 선배의 서재에서 오래된 라디오를 발견했다.
작동 여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떨리는 손으로 라디오 전원을 켰다.
다행히 라디오는 희미한 잡음과 함께 작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주파수를 맞추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희미하게 라디오 방송이 잡히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비록 잡음이 심했지만, 나는 외부의 소리를 들었다는 사실에 작은 희망을 느꼈다.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발견한 것처럼, 작은 희망이 내 마음속에 피어났다.
나는 매일 밤 태준 선배가 잠든 틈을 타 라디오를 들었다.
외부의 소식을 들으며, 나는 아직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치 탯줄처럼, 희미한 전파를 통해 세상과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나의 작은 희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날 밤, 라디오를 듣고 있는 나를 태준 선배에게 들키고 만 것이다.
“채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그의 눈빛은 맹수처럼 날카로웠다.
나는 공포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태준 선배는 내 손에서 라디오를 빼앗아 바닥에 던졌다.
라디오는 산산조각이 났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라디오 조각들을 바라보며 절망했다.
마치 마지막 희망마저 산산조각난 것처럼,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그는 나에게 다가와 차가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채윤… 내게서… 도망치려고… 하지 마… 너는… 영원히… 내 거야…”
나는 그의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그의 눈에는 광기가 어려 있었다.
마치 심연처럼, 끝없이 깊고 어두운 광기가…
나는 그의 눈빛에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