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붉은 사이렌

8화: 붉은 사이렌

경찰에 신고한 후, 시간은 멈춘 듯 흘러갔다.

마치 낡은 시계의 초침 소리처럼, 불안한 침묵 속에서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갔다.

나는 태준 선배의 눈치를 살피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 애썼지만,

심장은 쉴 새 없이 쿵쾅거렸다.

마치 폭풍 전야의 고요처럼,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위험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채윤,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파스타를 만들어 줄게. 같이 저녁 먹자.”

태준 선배는 평소와 다름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마치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초조해 보였다. 마치… 모든 것을 눈치챈 사람처럼.

“네, 선배. 고마워요.”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의 눈을 제대로 마주칠 수 없었다.

그의 눈빛 속에는 텅 빈 심연이 있었고, 나는 그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마치… 심연이 나를 삼키려 하는 것처럼.

저녁 식사 시간, 우리는 식탁에 마주 앉았다.

태준 선배는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걸었지만, 나는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마치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숨이 막혔다.

“채윤, 무슨 일 있어? 오늘따라 기운이 없어 보이네. 혹시… 무슨 생각 하는 건 아니고?”

태준 선배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차가웠고, 나는 그의 눈을 피했다.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그의 시선이 두려웠다.

“아니에요, 선배. 그냥… 조금 피곤해서요.”

나는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그의 눈을 피하며 접시만 바라보았다.

포크로 파스타를 몇 번 뒤적거렸지만, 입으로 가져갈 수 없었다.

마치 쇳덩이를 씹는 것처럼, 모든 것이 역겨웠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거실 소파에 앉았다.

태준 선배는 TV를 켰지만,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은 무겁게 내려앉았고, 나는 그 침묵 속에서 숨 막히는 압박감을 느꼈다.

마치 거대한 손이 나를 짓누르는 것처럼.

그때, 갑자기 집 밖에서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붉은 불빛이 창문을 통해 번쩍거렸다.

나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마치 심장이 멎어버린 것 같았다.

드디어… 왔구나.

태준 선배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의 눈빛은 맹수처럼 날카롭게 변했고,

입가에서는 다정했던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다.

마치 가면을 벗은 것처럼, 그의 본모습이 드러났다.

그의 눈에는 광기가 어려 있었고, 공포에 질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채윤… 네가… 한 짓이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마치 얼음 조각처럼, 날카롭고 섬뜩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떨리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마치 심연처럼, 끝없이 깊고 어두웠다.

쾅!

현관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경찰들이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어둠 속에서 나타난 한 줄기 빛처럼, 나에게는 구원처럼 느껴졌다.

“움직이지 마세요! 당신을 감금 혐의로 체포합니다!”

경찰들은 태준 선배에게 달려들어 수갑을 채웠다. 그는 저항하지 않았다.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멍한 표정으로 경찰들에게 끌려갔다.

하지만… 잡히기 직전, 태준 선배는 경찰들에게 끌려가면서도 나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갑고 섬뜩했다.

마치 뱀이 마지막 독니를 드러내는 것처럼,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채윤…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 나는… 반드시… 돌아올 거야. 그리고… 그때는….”

그는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마치 저주처럼, 그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마치 차가운 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온몸이 차갑게 식어갔다.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나는 텅 빈 집 안에 홀로 남겨졌다.

하지만 더 이상 어둠은 두렵지 않았다.

9화: 부서진 조각들

9화: 부서진 조각들

태준 선배가 체포된 후, 나는 그의 집에서 나와 서현이의 집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텅 빈 방에 홀로 남겨진 것보다, 그곳에서 느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