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치과 의자에 갇혔다! (공포의 치료 시작)

2화: 치과 의자에 갇혔다! (공포의 치료 시작)

김현주는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치과 의자에 몸이 고정된 상태였다.

의자 등받이가 뒤로 젖혀지고, 눈앞에는 하얀 천장이 보였다.

차가운 의료 기구의 냄새와 소독약 향이 코끝을 스쳤다.

숨이 가빠졌고 손바닥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이진혁은 아무렇지 않게 마취 주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움직임은 여유로웠고,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

그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환자분, 그렇게 긴장하면 턱에 힘이 들어가서 더 아픕니다."

현주는 그의 말이 들렸지만, 쉽게 몸의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서는 온갖 공포스러운 상상이 떠오르고 있었다.

혹시 마취가 덜 된 상태에서 드릴이 이를 건드리면 어떡하지?

치료 도중 갑자기 마취가 풀려버리면? 상상만 해도 몸이 떨렸다.

"천천히 숨 쉬세요. 힘을 빼야 마취가 잘 됩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지만, 최대한 차분해지려 애썼다.

그런데 마취 주사가 입 안쪽에 닿는 순간, 본능적으로 몸이 움찔했다.

순간적으로 따끔한 감각이 퍼지더니, 차갑고 둔한 감각이 잇몸에 스며들었다.

"마취 끝났습니다. 이제 몇 분만 기다리면 됩니다."

이진혁은 태연하게 말했다.

하지만 현주는 여전히 불안했다. 혹시라도 마취가 덜 되면 어떡하지?

통증이 그대로 느껴지면 어떡하지? 온갖 걱정이 머릿속을 휘젓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이진혁이 다시 다가와 탐침으로 잇몸을 톡톡 건드렸다.

"느껴지시나요?"

현주는 입을 조금 벌리고 겨우 대답했다.

"어… 조금 이상한 느낌이…"

"아픈가요?"

"그건 아닌데… 뭔가 둔해요."

"그럼 제대로 마취됐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현주는 눈을 질끈 감았다.

드릴 소리가 들리는 순간, 어깨가 저절로 들썩였다.

그녀는 최대한 참으려 했지만, 손에 힘이 들어갔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힘 빼세요. 어깨도요."

이진혁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단호했다.

그는 능숙하게 치료를 진행하며 중간중간 상태를 점검했다.

그러나 현주는 계속 긴장한 상태였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다.

그녀는 입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상상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기계음이 울릴 때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손끝은 더욱 차가워졌고, 손가락은 저려왔다.

"조금만 더 참으세요. 거의 끝났습니다."

하지만 ‘조금만’이란 말이 체감상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입 안을 건드리는 감각이 둔하지만 묵직하게 전해졌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끝났습니다."

이진혁의 목소리가 들리자,

현주는 그제야 온몸의 힘이 풀리며 의자에 털썩 기대었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고, 팔은 축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입가를 만져보았다.

감각이 없었다.

입술 주변이 부풀어 오른 느낌이었다.

입이 잘 다물어지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

"치료 끝났습니다. 다음 진료 날짜 잡고 가세요."

이진혁은 장갑을 벗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현주는 흐릿한 정신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이곳에 와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이 밀려왔다.

진료실을 나서면서도 그녀의 다리는 후들거렸다.

뭔가 중요한 전투를 치르고 살아남은 느낌이었다.

윤지가 기다리고 있는 대기실로 걸어가며 속으로 외쳤다.

‘이 치과… 다시는 안 올 거야…’

그러나 대기실에 도착하자마자 윤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다가왔다.

"야, 괜찮아? 왜 이렇게 얼굴이 창백해?"

현주는 힘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죽다 살아났어… 근데 마취가 덜 풀려서 말하는 게 이상해."

윤지는 안쓰럽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래도 잘했어. 도망 안 가고 끝까지 했잖아.

근데 다음번에도 같은 선생님한테 받을 거야? 그 사람 엄청 무섭던데."

현주는 윤지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했다.

이진혁의 차가운 태도가 떠올랐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그 단호함이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했다.

"뭐… 잘 모르겠어. 일단 살아남았으니까 생각해 볼게."

윤지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부축했다.

"일단 가서 죽 좀 먹어. 기운 없잖아."

치과에서의 전투는 끝났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남아 있었다.

이진혁이라는 사람에 대한 경계와 호기심이 뒤섞여,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3화: 치료는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3화: 치료는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충치는 한 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현주는 치통이 심해져 결국 다시 치과를 찾는다. 하지만 진혁이 있는 시간만 피해서 예약하려고 시도!

"충치는 사랑을 싣고🦷💕"" 에피소드

더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