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딩코믹스 사무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진이 차기 연재 작가로 확정되면서 내부의 갈등과 소문이 점점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솔직히, 신인 작가가 이렇게까지 빠르게 선정된 건 처음 아니야?"
"그러니까 말이야. 아무리 실력 있어도, 이런 식이면 다른 작가들은 뭐가 돼?"
“둘이 사내 연애하는 거 아니야?”
사내 익명 게시판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서진은 이를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날 저녁, 하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서진을 찾아왔다.
"언니, 댓글들 봤어요? 사람들이 너무 심하게 말하는 것 같아요."
서진은 애써 웃어 보였다.
"괜찮아. 익숙해질 거야."
하지만 하린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근데... 저기, 혹시 송다연 선배님이 뭔가 한 건 아닐까요?"
서진은 움찔했다.
"그럴 수도..."
그녀는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대표에게 마음이 있었던 다연이 자신의 성공을 탐탁지 않아 했던 건 분명했다.
그리고 그녀가 단순히 말로만 경고했을 리도 없었다.
며칠 후, 이번에는 서진의 원고가 외부 SNS에 유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뭐라고요? 제 원고가 유출됐다고요?!"
편집자의 다급한 전화였다.
"네... 아직 내부 유출인지, 외부 해킹인지 확인 중이긴 한데, 이거 심각한 문제입니다."
서진의 손이 떨렸다.
모든 노력이 들어간 원고가 사전에 유출됐다면, 그녀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때, 도윤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무슨 일이죠?"
편집자가 급히 상황을 설명했다. 도윤의 얼굴이 단단하게 굳어졌다.
"보안 팀과 CCTV 등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계획적인 유출 일수도 있습니다."
서진은 순간 송다연의 얼굴이 떠올랐다.
설마... 송다연?
그날 밤, 도윤과 서진은 단둘이 남아 사건을 정리하고 있었다.
"서진 씨, 만약 이번 유출이 의도적인 거라면, 그 사람은 어떤 목적이 있었을까요?"
서진은 침묵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마... 제가 데뷔하는 걸 방해하려는 걸 수도 있어요."
도윤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때, 서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인은 차민석이었다.
"서진아, 지금 회사 앞이 난리 났어. 신상털기 유튜버들이 잔뜩 몰려와서,
업툰 업계 스타인 대표님의 사랑을 받는 소문 속 신인 작가를 찍으러 왔어."
"네?!"
도윤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다음 날 아침, 서진의 이메일로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내가 경고했잖아. 이 업계가 소문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이제 어떻게 할래?"
송다연이었다.
서진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었다.
" 대표님, 저... 싸우겠어요.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도윤은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우리도 준비를 해야겠군요."
그날 저녁, 푸딩코믹스 공식 SNS에 짧은 글이 올라왔다.
[윤서진 작가의 원고 유출 사건, 내부 유출 가능성 제기] ...
SNS에는 유출된 원고 일부와 함께, 서진이 미모를 활용해서 대표님을 꼬셨다는 내용이
은근히 암시되어 있었다. 서진은 이를 보자마자 얼굴이 창백해졌다.
"누가 이렇게까지...?"
그 순간, 도윤이 조용히 말했다.
"송다연 씨일 가능성이 큽니다."
서진은 이를 악물었다.
"그럼 증거를 찾아야죠. 이대로 당할 수는 없어요."
"대표님, 제가 직접 알아볼게요.
누가 제 원고를 허락도 없이 유출했는지, 그리고 이런 헛소문을 내고 있는지."
도윤은 한참 서진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요 서진씨, 송다연이 절 짝사랑 했었는데... 일이 이렇게 가네요’
서진은 단호하게 말했다.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거예요. 이 싸움, 반드시 이길 겁니다."
‘웹툰 작가 데뷔도, 대표님과의 사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