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은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푸석푸석하다.
‘스트레스가 많았나...늙었네. 그건 그렇고...'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강연우와 함께 지내며, 그녀는 이전과 달라진 자신을 깨닫고 있었다.
냉철했던 킬러의 시선 속에서 벗어나, 점차 그를 걱정하는 감정이 생겨났다.
그때 창고 문이 조용히 열렸다.
강연우가 들어왔다. 그는 어둠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낭자, 무슨 생각을 그리 하고 있소?”
지윤은 작게 숨을 내쉬었다.
“무사님께서는… 정말 다시 돌아가고 싶으십니까?”
그는 잠시 눈빛이 흔들리며 침묵했지만 아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
“내 삶이 있는 곳이니, 당연하지 않겠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그 순간, 창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누군가 창고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연우와 지윤은 동시에 긴장하며 무기를 들었다. 몇 초 뒤, 문이 거칠게 열리며 새로운 인물이 들어왔다.
지윤과 같은 조직에 근무하고 있는 정보국 소속의 선배다.
“어, 선배! 어떻게 여기에?”
“지윤! 지금, 한가하게 인사나 나누고 있을 시간이 없다”
조금 조급해 보이는 목소리의 남자다.
“너희를 추격하고 있는 세력들!” 지윤은 이를 악물었다.
“네, 선배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죠?”
정보원 선배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클라이언트! 그들이 더 빠른 시간에 계획을 실행할 것 같다는 비밀 정보다.”
“저 무사를 포획하려는 이유와 그리고 그를 이 시대에 보낸 자들의 정체까지도...”
지윤은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
“선배, 클라이언트라는 건 대체 무엇입니까! 연구소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정보원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이 세계를 움직이는 제3세계 혹은 미지의 세력들이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시간을 거스르는 프로젝트라는 정보까지만...”
“시간을 거스르는 프로젝트요?"
“강연우님,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에 의하면 당신은 우연히 이곳에 온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비밀리에 진행됐던 실험체였고, 누군가는 그 실험의 결과를 감추려 하고 있습니다.
순간, 창고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건 우리도 알고 있어요. 미지의 연구소에서도 클라이언트 어쩌고 비슷한 소리를 들었고.
“그래? 알고 있었구나”
“저 무사님은 원래대로라면 조선에서 생을 마감했어야 했어,
하지만 실험으로 인해 현대 시대까지 오게 됐고 이곳에 남아 되었지.”
강연우는 이를 악물었다. “내 운명을 누군가가 결정하려 한다는 것이오?”
정보원은 짧게 대답했다.
“진정하세요! 저도 여기까지만 알고 있습니다.”
그 순간, 서지윤은 결심했다.
강연우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떤 방법이 있소?”
그녀는 총을 손에 쥐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선제공격!
비밀의 열쇠를 풀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는 그들을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그녀의 눈빛은 단호했고, 강연우는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또 다른 세력이라고 했었어’
이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정보원은 주위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창고 문을 굳게 잠그며 긴장된 얼굴로 말했다.
“지윤! 우리가 준비도 되지 않은채로 먼저 움직이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야.
적들은 최소 우리보다 10배 많은 조직 병력을 가지고 있어.”
“알아요, 하지만 계속 이렇게 도망치며 적들이 우리를 공격할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어요.”
강연우 역시 그동안 계속 고민했던 결단을 끝낸 분위기다.
“낭자 말이 맞소! 나 또한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연우를 바라보는 지윤의 눈빛이 슬픔에 잠겨있다.
‘조선...’
정보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왜 이 시대로 왔는지, 실험이 뭔지를 밝혀야만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강연우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나는 싸우겠소. 내 운명을 내 손으로 결정하겠소!”
그의 눈빛이 단단하게 빛났다.
지윤은 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단순히 그를 보호하기 위해 이 싸움을 결심한 것이 아니었다.
그와 함께 싸우고 싶었고, 그와 헤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그는 그의 시간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 순간, 정보원의 휴대폰이 깜빡 거린다. 상부의 메시지다.
“젠장! 그들이 먼저 움직일 수도 있겠군요!
정보에 의하면 습격은 오늘밤 입니다.”
지윤은 웃었다.
“바라던 바! 우리도 이제 기다릴 이유가 없어졌네요!”
그녀는 강연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무사님! 준비되셨습니까?”
강연우는 검을 천천히 뽑아 들었다.
“나는 조선 제일검! 강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