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해피엔딩

8화: 해피엔딩

하린은 태우의 고백 이후 며칠 동안 마음이 몹시 혼란스러웠다.

윤재 선배에 대한 동경과 태우의 진심 사이에서 그녀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린은 더 이상 회피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할 필요가 있었다.

그날 저녁, 하린은 태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박하린: 오늘 시간 괜찮으면 잠깐 볼래요? 할 얘기가 있어.]

태우는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강태우: 당연하지. 어디로 갈까?]

[박하린: 회사 근처 공원에서 만나자.]


공원 벤치에서 태우를 기다리던 하린은 저녁바람에 살짝 몸을 움츠렸다.

그는 약속 시간에 딱 맞춰 나타났다. 그의 얼굴은 평소처럼 장난기 어린 미소가 아니라,

그녀의 말을 기다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슨 일이야?"

태우가 조심스레 물었다.

하린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그를 바라보았다.

"태우 씨가 그날 했던 말, 고맙고... 미안했어요. 갑작스러운 고백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해해. 나도 갑작스러웠을 테니까. 하지만 괜찮아.

네가 어떤 대답을 하든 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

하린은 그의 진지한 눈빛에 더 이상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본 후, 진심으로 대답했다.

"태우 씨... 사실 처음엔 윤재 선배가 제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게 단순한 동경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재 선배가 좋은 사람인 건 맞지만, 제가 좋아했던 건 그의 모습이었지, 진짜 그 사람 자체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태우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린은 다시 한 번 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태우 씨와 함께하면서 깨달았어요. 제가 진짜로 편안하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은 태우 씨라는 걸요. 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태우 씨의 진심이 저한테 전해졌어요.

그래서... 나도 태우 씨를 좋아해요."

태우의 얼굴에 놀라움과 기쁨이 동시에 스쳤다. 그는 잠시 말을 잃었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린 씨, 정말이야?"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도 너한테 진심이야."

태우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

"나 진짜 어쩌면 좋아. 고백 받아줘서 너무 고마워, 하린 씨."

그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앞으로 내가 더 잘할게. 하린 씨가 후회하지 않도록."

하린은 그의 손을 잡으며 웃었다.

"나도 잘할게. 우리, 천천히 시작하자."


며칠 후, 회사에서는 하린과 태우의 미묘한 분위기가 동료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수군거리며 둘 사이에 무언가 있다는 걸 눈치챘지만,

하린과 태우는 그저 웃으며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던 중, 윤재 선배가 하린을 따로 불렀다. 그는 카페에서 하린과 마주 앉아 조용히 물었다.

"하린 씨, 요즘 태우랑 가까워 보이네요. 둘이 무슨 일 있어요?"

하린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제는 솔직하게 말할 때라고 생각했다.

"네, 사실 태우 씨랑 만나고 있어요."

윤재는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요. 태우는 좋은 사람이에요. 하린 씨한테 잘 어울릴 거 같아요."

하린은 그의 진심 어린 축하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선배."

윤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도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하린 씨의 행복을 응원할게요."


퇴근 후, 태우는 하린을 데리러 왔다. 그는 그녀를 보며 활짝 웃었다.

"하린 씨, 오늘도 예쁘네."

하린은 부끄러워하며 그의 팔을 가볍게 쳤다.

"그런 말 너무 자주 하면 진심 같지 않다니까."

태우는 웃으며 말했다.

"난 진심이니까 괜찮아."

두 사람은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하린은 태우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그녀는 그의 옆에서 웃으며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미래를 상상했다.

그리고 그녀는 확신했다. 태우와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하린의 이야기는 새로운 사랑의 시작으로 아름답게 끝이 났다.

태우와 함께하는 날들이 그녀에게는 더없이 소중하고 특별한 날들이 될 것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