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허락까지 받은 두 사람은, 마치 거대한 톱니바퀴에 맞물린 작은 부품처럼,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갔다.
강 회장의 허락은 단순한 승인이 아닌,
두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거대한 계획의 시작을 의미했다.
소은은 마치 꿈을 꾸는 듯 멍한 기분이었다.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이 현실인지, 아니면 악몽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도윤은 굳은 표정으로 아버지의 지시를 따랐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거대한 파도가 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길이 과연 옳은 것인지 끊임없이 되뇌었다.
"이제부터… 두 사람은 부부로서 행동해야 한다."
강 회장은 차가운 목소리로 선언했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고 냉정했으며, 두 사람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는 두 사람의 감정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저 자신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빠른 시일 내에 결혼식을 올리고, 언론에 발표할 것이다. 모든 것은 내가 지시하는 대로 따르도록."
강 회장의 말은 명령과도 같았다.
도윤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은은 불안한 눈빛으로 도윤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슴이 떨렸다.
강 회장의 지시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마치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처럼 빠르게 진행되었다.
도윤은 두 사람이 함께 살 집을 마련했다.
이전의 낡은 고시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넓고 깨끗한 아파트였다.
고급스러운 가구와 최신 가전제품으로 가득 찬 집은 소은에게는 너무나 낯선 공간이었다.
그녀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어색해하면서도,
동시에 이 모든 것이 계약의 일부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불편함을 느꼈다.
그녀는 이 공간에서 진정한 안식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결혼식은 강 회장의 주도하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가까운 친척이나 지인도 초대하지 않은, 철저히 형식적인 결혼식이었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소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 촬영에 임했다.
그녀의 옆에는 굳은 표정의 도윤이 서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만이 흘렀다.
마치 계약 조건에 명시된 의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두 사람은 형식적인 부부의 모습을 연기했다.
결혼식 사진 속에서 소은은 홀로 빛나고 있었다.
마치 텅 빈 무대 위에 홀로 서 있는 배우처럼, 그녀는 어색하고 불안해 보였다.
그녀의 눈빛은 어딘가 허공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이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결혼식 사진은 곧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
강 회장은 언론을 이용하여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그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언론을 조종했다.
언론은 소은의 신데렐라 스토리와 강 회장의 인간적인 면모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가난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꿈을 키워온 여인과,
그런 그녀의 진심을 알아보고 아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존경받는 기업 회장의 이야기는
대중의 큰 관심을 끌었다.
사람들은 두 사람의 이야기에 감동했고, 강 회장의 기업 이미지는 더욱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강 회장은 언론의 찬사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이 계획한 "연극"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마치 모든 것을 손안에 넣은 사람처럼 만족해했다.
그는 이 모든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역시… 내가 시키는 대로 하니… 모든 것이 잘 풀리는군.
이제 남은 것은… 이 연극을 얼마나 잘 마무리짓느냐겠지.
하지만…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
강 회장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의 눈빛은 차갑고 계산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인간의 감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그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했다.
언론의 관심은 소은에게 집중되었다.
그녀는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되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녀는 낯선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고,
자신의 이야기가 언론에 의해 왜곡되는 것에 불안감을 느꼈다.
그녀는 마치 유리 상자 안에 갇힌 것처럼, 세상과 단절된 기분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진 이미지에 갇혀 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진짜 모습이 지워지고, 언론이 만들어낸 가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그녀는 숨 막히는 답답함을 느꼈다.
도윤은 아버지에게 약속받은 대로 소은의 빚을 모두 갚아주었다.
소은은 빚에서 벗어난 것에 안도했지만, 동시에 도윤에게 큰 빚을 지게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녀는 그의 호의에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꼈다.
그녀는 이제 빚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났지만, 또 다른 굴레에 갇히게 된 것 같았다.
그녀는 도윤과의 계약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도윤의 도움으로 소은은 다시 학교에 복학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동시에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꼈다.
그녀는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어색해했다.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낯선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이전의 평범한 삶을 그리워했다.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고 두려웠다.
소은은 학업에 열중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녀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그녀의 그림은 이전보다 더욱 깊어지고 풍부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그림을 통해 표현했고, 그림은 그녀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었다.
그녀는 그림 속에서만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그림을 통해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 했다.
도윤은 소은을 멀리서 지켜보았다.
그는 그녀가 힘들어하는 것을 알았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그녀에게 더 큰 상처를 주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했다.
그는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닌,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새로운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려주기로 했다.
그는 그녀에게 죄책감과 함께, 왠지 모를 연민을 느꼈다.
그는 그녀의 슬픔을 덜어주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시간은 흘러, 두 사람의 "연극"은 계속되었다.
언론은 여전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주목했고,
강 회장은 언론 플레이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관리했다. 소은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노력했고, 도윤은 묵묵히 그녀의 곁을 지켰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들의 관계는 계약이라는 차가운 현실 속에서 삐걱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