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 성사된 후, 도윤은 소은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제… 아버지께 당신을… 소개해야 합니다."
도윤의 말에 소은의 얼굴은 순간 굳어졌다.
그녀는 낯선 남자와의 계약 결혼도 감당하기 어려웠는데,
그의 아버지, 즉 거대한 기업의 회장을 만나야 한다는 사실에 큰 부담감을 느꼈다.
그녀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 그의 가족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되었다.
"저… 저는… 이런 모습으로… 회장님을 뵐 수는 없습니다…"
소은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낡은 옷과 정돈되지 않은 머리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그의 화려한 집안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도윤은 소은의 걱정을 이해했다.
그는 그녀의 어깨에 살짝 손을 얹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준비하겠습니다.
당신은… 그저… 저를 믿고 따라와 주시면 됩니다."
도윤의 말에 소은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했다.
그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다음 날, 도윤은 소은을 데리고 고급 헤어샵으로 향했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소은은 잔뜩 긴장했다.
그녀는 이런 곳에 와본 적이 거의 없었다.
도윤은 그런 소은을 배려하며 편안하게 대해주려 노력했다.
헤어 디자이너의 손길에 소은의 머리는 세련된 스타일로 변신했다.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어색해하면서도 왠지 모를 설렘을 느꼈다.
도윤은 달라진 소은의 모습에 조금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숨겨진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헤어샵을 나온 후, 도윤은 소은을 데리고 고급 부티크로 향했다.
소은은 화려한 옷들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그녀는 이런 옷들을 입어본 적이 없었다.
도윤은 소은에게 어울리는 옷들을 골라주었고,
그녀는 어색해하면서도 옷을 입어보았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소은의 모습에 도윤은 놀랐다.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그녀의 수줍은 미소는 그의 마음을 약간 흔들었다.
그는 그녀에게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매력을 발견했다.
쇼핑을 마친 후, 두 사람은 어색한 침묵 속에서 차를 타고 도윤의 집으로 향했다.
소은은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어색해하면서도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 생경했지만,
도윤과의 계약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다.
그녀는 애써 불안감을 감추려 노력했다.
도윤은 소은의 어색해하는 모습을 눈치채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불편하신가요?"
소은은 잠시 망설이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네… 조금…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아서요…"
도윤은 소은의 말에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색하네요."
도윤의 솔직한 말에 소은은 조금 안심했다.
그녀는 그 또한 이 상황이 어색하다는 것을 알고 조금은 편안해졌다.
드디어, 두 사람은 도윤의 저택 앞에 도착했다.
거대한 대문과 웅장한 건물은 소은을 압도했다.
그녀는 숨을 크게 쉬고 긴장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는 도윤의 손을 잡고 대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손은 차갑게 식어 있었고, 심장은 불안하게 뛰고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지만,
도윤의 옆에 서 있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폭풍 전야의 촛불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도윤은 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굳게 닫혀 있던 대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도윤은 소은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 있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 또한 차가웠다. 그는 그녀에게 안심하라는 듯 부드럽게 미소 지으려 했지만,
그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두 사람 모두에게 두려움이 앞서는 순간이었다.
처음으로 잡은 두 사람의 손은 차갑고 떨리고 있었다.
마치 차가운 얼음 조각을 맞잡은 것처럼,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도윤의 심장 또한 격렬하게 뛰고 있었다.
그는 아버지와의 만남이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는 소은에게 자신의 두려움을 들키지 않으려 애썼지만,
그의 떨리는 손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굳게 닫혀 있던 대문이 완전히 열리고, 두 사람은 아버지와 마주섰다.
소은의 불안한 눈빛과 도윤의 굳은 표정, 그리고 아버지의 날카로운 시선이 교차하는 순간,
마치 무대 위 막이 오르는 것처럼, 새로운 "연극"의 막이 오르기 시작했다.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세 사람의 그림자가 대문 앞에 길게 드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