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다시 뛰는 심장

4화: 다시 뛰는 심장

도시의 아침은 언제나처럼 바쁘게 흘러갔다.

최수연은 알람 소리에 잠을 깨자마자 부리나케 출근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랐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

회사에 가는 것이 여전히 즐겁지는 않았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 묘하게 가벼웠다.

출근길에서도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어젯밤 현우와 함께 춤을 추던 기억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몇 년 만에 다시 춤을 췄고,

몸이 굳어 버려 처음엔 힘들었지만

점차 감각을 되찾아가는 과정이 너무도 짜릿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심장이 다시 뛰고 있음을 느꼈다.

업무를 하면서도 자꾸만 춤 생각이 났다.

회의 중에도, 점심을 먹을 때도, 모니터를 보면서도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젯밤 공원의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움직이던 자신의 발이 떠올랐다.

'춤을 추고 싶다.'

그 감정이 점점 더 커져갔다.

그런데 그것뿐일까?

그녀는 가끔 자신이 현우를 떠올리고 있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놀라곤 했다.

춤 때문인지, 아니면 그와 함께 춤을 춘 그 순간 때문인지.

그녀는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한편, 현우는 연습이 끝난 후에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수연과 함께 춤을 춘 시간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녀의 움직임은 아직 서툴렀지만, 점점 감각을 되찾아 가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무엇보다, 춤을 출 때 그녀의 표정이 너무도 빛났다.

그 모습을 보며 그는 자신이 처음 춤을 추었을 때의 설렘을 떠올렸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가슴 깊은 곳에는 알 수 없는 불안이 피어올랐다.

그녀가 점점 춤을 좋아하게 될수록,

그리고 자신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그는 무언가 경계를 넘어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시 춤을 추도록 도와줄 뿐이다.'

그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잡았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오히려 마음이 복잡해졌다.

며칠 후, 수연은 회사 업무를 마치고

연습을 위해 공원으로 향했다.

현우는 이미 도착해 있었고, 그녀를 보자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좀 더 어려운 동작을 연습할 거예요.”

수연은 기쁘면서도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현우의 지도 아래 그녀는 점점 춤에 대한 감각을 되찾고 있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았다.

현우는 그런 그녀를 묵묵히 도와주었다.

그러나 연습이 끝날 무렵, 현우의 얼굴은 평소보다 심각했다.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합시다.”

수연은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에요?”

현우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더 이상 가르칠 수 없어요.”

“왜요?”

“이 이상은 안 돼요. 나는 이미 무대를 떠난 사람이고,

더 이상 춤을 출 수도 없어요.”

수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건 현우 씨의 선택이잖아요. 하지만 전 다릅니다.

저는 이제 겨우 다시 춤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왜 멈추라고 하는 거예요?”

현우는 그녀의 눈을 피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너를 위한 거니까.”

수연은 그 말에 가슴이 조여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현우는 왜 선을 긋고 있는 걸까?

단순히 자신의 부상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그녀는 흔들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제가 춤을 계속 추는 게 싫어요?”

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 속에서 수연은 더 많은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었다.

수연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하지만 저는 멈추지 않을 거예요.”

그 말만 남긴 채, 그녀는 천천히 공원을 떠났다.

혼자가 된 현우는 한참 동안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의 가슴 속에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5화: 엇갈린 마음

5화: 엇갈린 마음

공원을 떠나며 수연의 머릿속은 온통 현우의 말로 가득 차 있었다. “더 이상 가르칠 수 없어요.” 차가운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말

"달을 향해 춤추다"" 에피소드

더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