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엇갈린 마음

5화: 엇갈린 마음

공원을 떠나며 수연의 머릿속은 온통 현우의 말로 가득 차 있었다.

“더 이상 가르칠 수 없어요.”

차가운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무언가 다른 감정이 숨어 있는 것만 같았다.

그의 눈빛에는 확신보다는 흔들림이 있었고, 어딘가에서 갈등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왜 갑자기 그런 결정을 내린 걸까?'

수연은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멀어지는 공원의 가로등 아래,

아직도 현우가 서 있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냥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음 날, 수연은 퇴근 후 다시 공원으로 향했다.

혹시라도 현우가 있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품고.

하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벤치에 앉아 한동안 가만히 공원을 바라보았다.

며칠 전까지 매일같이 이곳에서 함께 춤을 연습했는데,

이제는 그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진 것만 같았다.

'그냥 여기서 기다려 볼까?'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그녀의 눈에 익숙한 실루엣이 들어왔다.

저 멀리 공원의 어두운 구석,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가 춤을 추고 있었다.

수연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였다.

현우는 혼자 음악도 없이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작은 스텝을 밟고, 부드럽게 회전하며,

마치 예전의 자신을 되찾으려는 듯 필사적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에는 슬픔이 서려 있었다.

수연은 숨을 죽인 채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가 여전히 춤을 원하고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조용히 다가갔다.

“현우 씨.”

그가 움직임을 멈추고 천천히 돌아섰다.

그의 표정에는 놀람과 동시에 당황스러움이 섞여 있었다.

“왜 여기에…”

수연은 그의 눈을 마주 보며 미소 지었다.

“현우 씨가 춤을 그만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한 발짝 더 다가서며 조용히 말했다.

“저한테 가르쳐 줬던 것처럼, 저도 현우 씨한테 가르쳐 줄게요.”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수연은 손을 내밀었다.

“우리, 다시 함께 춤춰요.”

현우는 그녀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밤하늘 위로 부드러운 바람이 불었다.

다시 뛰기 시작한 심장 소리가 서로의 손끝을 통해 전해졌다.

그날 이후, 수연은 매일 공원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그저 멀리서 현우를 지켜보기만 했다.

그가 다시 춤을 추기 시작할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기다리는 것조차 그녀에게는 중요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우도 조금씩 변해갔다.

예전처럼 냉담하게 선을 긋기보다는,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 수연이 공원에 도착했을 때

현우는 그녀를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를 보자마자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포기하지 않네요."

수연은 씩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현우 씨도 마찬가지잖아요.

포기했다면 이렇게 혼자 춤을 추고 있지 않았을 거예요."

현우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다시 춰봅시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건이 있어요."

"조건이요?"

"이번에는 내가 가르치는 게 아니라,

우리 서로 가르치는 거예요."

수연은 그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

그가 드디어 자신의 벽을 조금이라도 허물기로 한 것이었다.

그녀는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현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음악을 틀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살짝 잡으며 말했다.

"처음부터, 다시."

음악이 흘러나오자, 두 사람은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단순히 선생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며 성장하는 순간이었다.

그날 밤, 공원에는 두 사람의 조용한 숨소리와 가벼운 발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순간, 수연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의 심장은, 그리고 현우의 심장도 다시 뛰고 있다는 것을.

6화: 손을 내밀다

6화: 손을 내밀다

현우는 수연의 제안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그저 허황된 소리라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춤을 가르쳐주겠다고? 그는 이미 무대를 떠났고, 다시 돌아갈 수

"달을 향해 춤추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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