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손을 내밀다

6화: 손을 내밀다

현우는 수연의 제안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그저 허황된 소리라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춤을 가르쳐주겠다고? 그는 이미 무대를 떠났고,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수연의 진지한 눈빛을 보며, 그는 쉽게 거절하지 못했다.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예요?”

현우는 담담하게 물었다.

수연은 잠시 고민하는 듯 보였다.

그녀 역시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었다.

단지, 그의 춤을 보았을 때 느낀 감정이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동경이었고, 동시에 안타까움이었다.

“그냥… 저도 춤을 좋아했으니까요.

그리고, 현우 씨도 여전히 춤을 사랑하는 게 보여서요.”

그녀의 말에 현우는 눈을 감았다 뜨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여전히 춤을 사랑하는 걸, 그는 부정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더 아팠다. 무대 위에서가 아닌,

이런 거리에서밖에 춤출 수 없는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게 느껴졌다.

“알겠어요.”

그는 결국 짧게 대답했다.

수연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렇게, 두 사람의 춤 연습이 다시 시작되었다.

수연은 처음에는 동작을 제대로 따라 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 춤을 놓았던 탓에 몸이 굳어 있었고,

작은 동작 하나에도 균형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현우는 조급해하지 않고

그녀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살펴보며 지도했다.

“허리를 너무 뻣뻣하게 세우지 말고, 자연스럽게 흘려요.”

그는 조용히 다가와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잡아줬다.

수연은 순간적으로 긴장했지만,

그의 손길에서 불안감보다는 안정감을 느꼈다.

“음악을 듣고, 박자에 맞춰 움직여야 해요.

숫자를 세면서 동작을 맞추지 말고, 음악과 하나가 되도록 해봐요.”

현우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음악을 틀었다.

익숙한 선율이 공원에 울려 퍼졌다.

수연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발이 바닥을 스치는 소리가 점점 더 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그녀의 몸이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좋아요. 그렇게… 부드럽게.”

현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 리드를 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수연도 점차 감각을 되찾아갔다.

두 사람의 몸짓이 점점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한 남자의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오랜만이네, 현우.”

현우의 몸이 굳었다.

수연은 놀라며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키가 크고 날렵한 실루엣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어딘가 냉소적이었고, 눈빛에는 미묘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도진.”

현우는 낮게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깊고 낮았다.

수연은 이 남자가 누군지 알 수 없었지만,

단순한 인연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도진은 짧게 웃으며 현우를 바라보았다.

“이제 길거리에서 춤을 가르치는 거야? 네가 그렇게까지 몰락할 줄은 몰랐는데.”

그의 말에 수연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현우는 그녀를 제지하듯 가볍게 손을 들었다.

그리고 도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할 말이 있으면 돌려 말하지 말고 직접 해.”

도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네가 왜 무대를 떠났는지, 이 사람은 알고 있을까?”

수연은 현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감정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무표정했다.

하지만 수연은 그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만해, 도진.”

“왜? 이 사람도 알아야 할 권리가 있잖아.

네가 왜 춤을 멈추게 되었는지. 네가 왜 다시 무대에 설 수 없는지.”

도진은 한 발짝 다가왔다.

수연은 현우의 손을 잡았다.

“현우 씨…”

그러나 현우는 그 손을 천천히 놓으며 말했다.

“됐어. 수연 씨, 오늘은 그만하자.”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수연은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현우를 바라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뒤돌아섰다.

혼자 남은 현우는 고개를 숙인 채 숨을 길게 내쉬었다.

과거가 다시 그를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그 벽을 넘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7화: 다시, 꿈을 향해

7화: 다시, 꿈을 향해

공원의 공기가 유난히 차갑게 느껴졌다. 현우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가로등 불빛 아래, 수연이 떠난 자리에는

"달을 향해 춤추다"" 에피소드

더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