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다시 빛나는 순간

8화: 다시 빛나는 순간

공연이 끝났다.

박수 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숨을 고르는 수연은 땀이 맺힌 이마를 닦으며 천천히 객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현우를 발견했다.

그는 말없이 그녀를 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

마치 무언가를 되찾은 듯한 눈빛이었다.

수연은 그 눈빛을 보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함께 공연을 했던 친구들도 수연에게 다가와 축하의 말을 건넸고,

그녀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그녀의 신경은 여전히 현우에게 가 있었다.

그가 자신에게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망설이는 듯했다.

수연은 먼저 다가가기로 했다.

그녀는 천천히 현우에게 걸어갔다.

“와줘서 고마워요.”

현우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은 공연이었어.”

그 말에 수연은 살짝 웃었다.

“그렇다면 더 좋은 공연을 만들어볼까요?”

현우의 눈썹이 미세하게 올라갔다.

“무슨 뜻이야?”

수연은 손을 내밀었다.

“저랑 춤춰요. 마지막으로.”

그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사람도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광장이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나한텐 무리야.”

현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수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아직 춤출 수 있어요. 제 눈으로 봤어요.”

그녀의 말에 현우는 순간적으로 말을 잃었다.

그녀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었다.

마치, 처음 그가 그녀에게 춤을 가르칠 때처럼.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서 자신을 봤다.

무대를 그리워하는 자신을.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마침내, 현우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좋아. 하지만 한 곡만이야.”

수연은 기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음악을 틀었다.

잔잔한 선율이 광장에 퍼졌다.

현우는 천천히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음악이 흐르면서 그의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의 발이 가볍게 움직이고, 그녀의 손을 이끄는 힘이 강해졌다.

수연도 그 리듬을 따라 몸을 맡겼다.

한 걸음, 한 걸음. 두 사람의 몸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우는 어느새 과거의 감각을 되찾고 있었다.

그의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그는 자유로움을 느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움직임은 더 매끄러워졌다.

무대를 떠났던 긴 시간 동안 자신을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하나둘 풀려나가는 느낌이었다.

그 감정을 느끼는 순간, 그는 깨달았다.

‘나는… 아직 춤을 원하고 있어.’

수연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 역시 춤을 잊고 있었지만,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순간이 그녀에게 확신을 주었다.

곡이 끝나자, 두 사람은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현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깊은 숨을 내쉬었다.

"나 사실... 예전에 프로 댄서였어.

세계적인 대회에서 우승을 꿈꿀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었지.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무리한 연습을 하다가 크게 다쳤고,

그때부터 무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어.

그게 내 전부였는데... 한순간에 모든 걸 잃어버린 기분이었어."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무리한 연습을 하다가 크게 다쳤고,

그때부터 무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지."

수연은 조용히 그의 말을 들었다.

"그래서 춤을 멀리한 거였군요.

하지만 현우 씨는 정말 춤을 완전히 포기하고 싶었던 걸까요?

거리에서 춤을 출 때도, 저를 가르쳐줄 때도 현우 씨의 눈빛은 춤을 향하고 있었어요."

현우는 씁쓸하게 웃었다.

"처음엔 네가 단순한 열정으로 춤을 배우려는 줄 알았어.

하지만 점점 네가 춤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다시 한번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네가 아니었다면 난 영영 그 감정을 인정하지 못했을지도 몰라."

“네가 춤을 사랑하는 모습이... 예전의 나를 떠올리게 하더라."

수연은 그의 손을 꼭 잡았다.

"현우 씨는 여전히 춤을 사랑해요.

저는 그 마음을 믿어요."

숨이 거칠게 오르내렸지만,

두 사람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해방감이 서려 있었다.

현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다시 무대에 서보고 싶어.”

수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해요. 우리 둘 다.”

그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다시 빛나는 꿈이 시작되고 있었다.

9화: 사랑과 꿈 사이에서

9화: 사랑과 꿈 사이에서

현우는 아직도 공연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광장의 조명 아래에서 수연과 함께 춤을 췄던 순간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의 몸은 여전히

"달을 향해 춤추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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