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계약의 균열

10화: 계약의 균열

“내 선택은… 내 동생을 살리는 거예요.”

윤이나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하진우의 경고와 재현의 제안이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그녀의 결심은 확고했다.

그녀는 동생을 구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재현은 이나의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당신은 계약을 어기는 겁니다.”

그의 말에 이나는 손목의 문양을 내려다보았다.

문양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었다. 마치 계약이 그녀에게 경고하는 것처럼.

“상관없어요.”

이나는 문양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참아내며 말했다.

“이 계약이 나를 속박하고 내 영혼을 갉아먹는 거라면, 난 이걸 깨버릴 거예요.”

재현은 그녀를 깊이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당신은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된 겁니까?”

이나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녀의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지만, 두려움을 억누르려 애썼다.

“대가가 뭐든… 내 동생을 살릴 수 있다면 괜찮아요.”

재현은 고개를 숙였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당신의 방식대로 해보세요.”


그러나 그 순간, 하진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개입했다.

“그렇게 쉽게 끝날 리 없지.”

그는 재현을 향해 걸어갔다.

“네가 윤이나를 계약에 묶어두려고 한 이유가 뭔지 난 알고 있어.”

재현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럼 말해보지.”

하진우는 이나를 잠시 바라본 뒤, 날카로운 시선으로 재현을 노려보았다.

“윤이나의 영혼은 단순한 인간의 영혼이 아니니까.”

이나는 그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제 영혼이… 단순하지 않다고요?”

하진우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네 영혼은 특별해. 죽음을 조율하는 자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영혼이지. 그래서 재현은 널 자신의 파트너로 만들려고 했던 거고.”

이나는 손목의 문양을 쓸어보았다.

그 문양이 단순한 계약의 증표가 아니라는 걸 점점 더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저를 선택한 거였군요.”

하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난 네가 그 길을 계속 걷길 원하지 않아.”

재현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진우, 네가 윤이나에게 뭘 하든 그녀는 이미 선택을 했어. 나와의 계약을 어기고, 동생을 구하기로 말이지.”

하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난 그녀가 계약을 완전히 깨뜨리길 원해. 그런 거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계약 자체를 부수는 거야.”


이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혼란스러웠다.

“그럼… 제 계약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하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 네가 손목의 문양을 스스로 끊어내면 돼.”

이나는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문양은 여전히 붉게 빛나고 있었다.

“끊어낸다고요…?”

하진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 위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거야. 이 문양은 네 영혼에 깊이 새겨져 있어. 고통이 따르겠지만, 네가 정말 원한다면 가능하지.”

재현은 고개를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

“그건 무의미한 희생일 뿐이야.”

이나는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했다.

‘계속 계약을 지키며 죽음을 조율할 것인가, 아니면 문양을 끊고 모든 걸 끝낼 것인가…’

그때, 손목의 문양이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그리고 허공에서 또 하나의 이름이 떠올랐다.

‘윤이나 – 2025년 2월 28일.’

이나는 그 이름을 보고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이건… 내 이름?”

재현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렇습니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조율하게 될 죽음은 바로 당신 자신의 죽음입니다.”

이나는 손을 떨며 허공에 떠 있는 이름을 바라보았다.

“그럼… 제가 죽게 되는 건 정해진 거예요?”

재현은 대답 대신 조용히 그녀를 응시했다.

하진우가 천천히 말했다.

“그래서 내가 네게 말한 거야. 문양을 끊어내고 이 모든 걸 끝내라고.”

이나는 손목의 문양을 바라보며 깊이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좋아요. 그럼… 내가 스스로 이 문양을 끊어내겠어요.”


11화: 문양을 끊어내는 대가

11화: 문양을 끊어내는 대가

윤이나는 손목의 문양을 바라보며 결심했다. “내가 스스로 이 문양을 끊어내겠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두려움을 억누르고 있었다. 문양을 제거하면 계약에서 벗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