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낯선 손님

1화: 낯선 손님

윤이나는 고요한 시골 마을의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조용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도심의 복잡한 소음도, 사람들과의 시끄러운 관계도 없는 이곳에서의 생활은 평화로웠다.

카페 이름은 ‘노스탤지아(Nostalgia)’.

오래된 나무 문과 앤티크 가구로 꾸며진 카페는 마을 주민들이 종종 들르는 쉼터 같은 곳이었다.

이나는 매일 아침 커피를 내리고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윤이나 씨, 오늘도 커피 향이 좋네요.”

평소처럼 마을 이장이 카페에 들러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이장님.”

이나는 밝은 미소로 대답하며 커피를 내렸다.

“젊은 사람이 왜 이렇게 한적한 곳에서 지내는지 모르겠어.”

“저에겐 이곳이 더 좋아요. 조용하니까요.”

이장의 말에 이나는 싱긋 웃었다.

평화롭고 단조로운 일상이 좋았다. 그녀에게는 이런 고요함이 필요했다.

과거의 상처를 잊기 위해서.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날 오후, 카페 문이 열리며 낯선 손님이 들어왔다.

이나는 문득 고개를 들었고, 눈앞의 남자를 보고 순간 말을 잃었다.

그는 평범한 손님들과는 달랐다.

짙은 검은 머리에 날렵한 이목구비, 세련된 수트를 입고 있었지만 어딘가 묘한 분위기가 풍겼다.

‘도시 사람 같아… 왜 여기에 왔지?’

그는 천천히 카페 안을 둘러보더니 이나를 향해 걸어왔다.

“윤이나 씨 맞습니까?”

이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저를 아세요?”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당신을 찾아온 겁니다.”

그 말에 이나는 경계심을 품었다.

“죄송하지만 예약 없이 찾아오는 손님은 잘 받지 않아요.”

남자는 개의치 않고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여기 앉아도 될까요?”

이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커피는 드릴 수 있어요. 뭐 드시겠어요?”

“블랙 커피로 부탁합니다.”

남자가 주문을 하고도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자, 이나는 어딘지 불편한 느낌을 받았다.

그의 눈빛은 무언가 꿰뚫어 보는 듯했다.

‘대체 누구지? 왜 나를 아는 걸까?’

커피를 내려 그의 앞에 내밀며 말했다.

“여기요.”

남자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하군요.”

이나는 무심하게 대꾸했다.

“맛있으면 다행이네요. 그런데 저를 찾아왔다고 했는데, 무슨 일로요?”

남자는 컵을 내려놓고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내 이름은 서재현입니다. 사람들의 죽음을 거래하는 중개자죠.”

순간, 카페 안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이나는 귀를 의심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죽음을… 거래한다고요?”

재현은 차분한 목소리로 계속했다.

“예. 사람들은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때론 죽음이 필요할 때도 있죠. 나는 그 죽음을 거래하는 사람입니다.”

이나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장난은 그만하세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재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때론 죽음이 문제의 해결책이 되기도 하죠.”

그의 차분한 목소리와 표정은 농담을 하는 사람 같지 않았다.

“혹시 무슨 사기라도 치려는 건가요? 경찰을 부르기 전에 나가세요.”

이나가 단호하게 말했지만, 재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경찰을 부르는 건 당신 자유입니다. 하지만 곧 내가 하는 말이 전부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 문을 열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곧 다시 오겠습니다, 윤이나 씨. 그때까지 잘 생각해 보세요.”

그가 떠나고 카페 문이 닫히자, 이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도대체 뭐야, 저 사람… 죽음을 거래한다고?’

그러나 그날 밤.

그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인은 은행이었다.

전화를 받은 순간, 그녀는 자신이 엄청난 빚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빚이요…? 제가요?”

그녀의 손이 떨렸다.

‘설마, 저 남자가…?’

재현의 마지막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곧 내가 하는 말이 전부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2화: 예고된 위기

2화: 예고된 위기

이나는 휴대전화가 손에서 미끄러지는 것도 잊고 얼어붙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방금 들은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윤이나 씨, 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