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감춰진 진실의 조각

3화: 감춰진 진실의 조각

며칠 후, 아린은 조태후의 처소에서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긴장감을 감지했다.

평소와 달리 조태후의 주변 경비가 삼엄해졌고,

그녀의 측근들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아린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 조태후의 동향을 살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조태후와 그녀의 심복인 박 내관의 은밀한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그 일은… 절대 폐하께 알려져서는 안 됩니다…”

조태후의 목소리는 평소의 위엄 있는 모습과는 달리, 불안과 초조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 있겠습니까…”

박 내관의 목소리 또한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린은 두 사람의 대화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꼈다.

무슨 일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조태후가 태준에게 무언가 중요한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폐하께… 관련된 일인가…?’

아린은 이 사실을 태준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었기에 망설여졌다.

섣불리 보고했다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조태후가 숨기고 있는 일이 태준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꼈다.

황후 간택 과정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었고,

아린은 태준과 은밀히 만날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없었다.

또한, 조태후의 감시망은 더욱 촘촘해져, 아린의 움직임은 더욱 조심스러워야 했다.

어느 날, 후보들을 위한 수업이 끝난 후,

아린은 정해진 시각, 정해진 장소로 향했다.

그곳은 1화에서 태준과 처음 만났던 정원의 깊숙한 곳이었다.

그녀는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정자로 다가갔다. 어둠 속에 태준의 그림자가 보였다.

“폐하, 명을 받들어 왔습니다.”

아린은 정자 앞에 멈춰 서서 무릎을 꿇었다.

태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아린을 내려다보았다.

“보고할 것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아린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폐하… 최근 태후 마마의 처소에서… 이상한 기류를 감지했습니다.”

태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자세히 말해 보시오.”

아린은 조태후와 박 내관의 대화 내용을 보고했다.

“태후 마마께서… 누군가와…

‘폐하께 절대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었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폐하께 관련된 일인 것 같았습니다…”

태준은 아린의 보고를 듣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낮게 읊조렸다.

“…짐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

아린은 태준의 반응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폐하…

하지만… 혹시라도… 폐하께 해가 될 일이… 있을까 염려되어… 보고드립니다.”

태준은 아린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그의 눈빛은 더욱 깊고 어둡게 빛났다.

그는 아린의 보고를 통해 조태후에 대한 의심을 더욱 굳히게 되었지만,

동시에 혼란스러워했다. 어머니가 자신에게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아린의 보고가 사실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태준은 아무 말 없이 아린을 바라보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계속… 주시하도록 하시오.”

아린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명심하겠습니다, 폐하.”

태준은 아무 말 없이 정자를 나섰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은 차갑고 냉정했지만,

아린은 그의 뒷모습에서 어딘가 불안함과 고뇌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보고가 태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궁궐로 돌아갔다.

4화: 왕좌의 그림자, 핏빛 진실

4화: 왕좌의 그림자, 핏빛 진실

아린은 조태후의 처소를 더욱 샅샅이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태후와 박 내관의 대화에서 언급된 ‘폐하께 알려져서는 안 될 일’의 실체를 밝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