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준은 아린의 어깨에 기대어 한참 동안 괴로워했다.
그의 내면은 격렬하게 요동쳤다.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 친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
그리고 자신을 속여 온 조태후에 대한 분노가 그의 심장을 찢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왕이었다.
이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왕좌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아린은 태준의 곁을 묵묵히 지켰다.
그녀는 그의 고통을 이해했고, 그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닌, 다시 일어설 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태준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은 여전히 붉게 충혈되어 있었지만,
그 속에는 이전의 혼란스러움 대신, 강렬한 의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아린의 어깨에서 손을 떼고, 똑바로 앉았다.
“이제… 짐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의 목소리는 낮고 침착했지만, 그 안에는 단단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아린은 태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폐하께서는… 옥좌를 지키셔야 합니다. 그리고… 어머님의 원수를 갚으셔야 합니다.”
태준은 아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더 이상 슬픔에 잠겨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조태후의 음모에 맞서 싸워야 할 때였다.
그는 아린에게 조태후의 계략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태후는 외부 세력과 연합하여 군사를 움직이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들의 정확한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은 듯합니다.”
아린은 그동안 조사한 내용을 차분하게 보고했다.
“태후의 심복인 박 내관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자가 연결 고리일 가능성이 큽니다.”
태준은 아린의 보고를 경청하며, 머릿속으로 전략을 구상했다.
그는 냉철한 판단력과 뛰어난 지략을 발휘하여,
조태후의 허점을 파고들 계획을 세웠다.
“박 내관을 더욱 철저히 감시하시오.”
태준은 아린에게 명령했다.
“그자의 모든 움직임을 놓치지 마시오. 그리고… 짐의 측근들을 모두 소집하시오.
이제… 짐은 침묵을 깨고… 왕으로서 포효할 것이다.”
태준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났다.
그는 이전의 혼란스럽고 슬픔에 잠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냉철하고 강인한 군주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조태후에 맞서 싸울 준비를 마친 것이다.
며칠 후, 태준은 자신의 측근들을 소집하여 비밀 회의를 열었다.
그는 조태후의 음모와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고,
모든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마치 폭풍 전야의 고요함 속에서 칼날을 갈고 있는 맹수처럼,
조용하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태준의 변화에 측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슬픔에 잠겨 있던 그가 다시 왕으로서의 위엄을 되찾은 것이다.
그들은 태준의 결의에 감탄하며,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을 맹세했다.
이제, 태준은 침묵을 깨고 포효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