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준은 아린에게 모든 진실을 듣고 난 후, 며칠 밤을 잠 못 이루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
자신의 출생의 비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계획한 조태후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은
그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슬픔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었다.
조태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고,
그는 왕으로서, 그리고 아들로서, 모든 것을 걸고 맞서 싸워야 했다.
태준은 아린과 함께 세운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갔다.
그는 조태후의 측근들을 감시하고, 궁궐 내의 군사들을 재정비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는 마치 폭풍 전야의 고요함 속에서 칼날을 갈고 있는 맹수처럼,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기세를 내뿜었다.
마침내, 태준은 조태후를 직접 만날 날을 정했다.
그는 조태후를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들였다.
조태후는 평소와 다름없이 위엄 있는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태준은 그녀의 눈빛 속에서 미세한 불안감을 읽어낼 수 있었다.
“어머니.”
태준은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폐하, 어인 일이십니까.”
조태후는 평소처럼 태연하게 대답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태준은 잠시 침묵하다가,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어머니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셨겠지요.”
조태후의 얼굴에서 미세한 경련이 일어났다.
그녀는 태준의 날카로운 눈빛을 피하며, 애써 침착하게 대답했다.
“폐하,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소첩은… 알지 못합니다.”
“제 출생에 대해… 그리고… 제 어머니에 대해…”
태준은 차갑게 말을 이었다.
“모든 것을… 알고 계셨겠지요.”
조태후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다.
그녀는 더 이상 태연한 척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폐하… 그것은…”
조태후는 말을 더듬거리며 변명하려 했지만, 태준은 그녀의 말을 잘랐다.
“어머니께서는… 제 어머니를… 죽였습니다.”
태준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지만, 그 안에는 깊은 슬픔과 분노가 담겨 있었다.
조태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다.
태준은 조태후를 똑바로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어머니… 어찌하여… 그러셨습니까. 어찌하여… 저를… 이토록 오랫동안… 속이셨습니까.”
그의 목소리에는 원망과 함께, 한 가닥의 희망이 남아 있었다.
그는 어쩌면 조태후에게서 진심 어린 사과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태후의 눈빛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후회나 죄책감 대신, 냉정한 분노와 증오만이 가득 차 있었다.
“폐하… 그것은… 모두… 전하를 위한 일이었습니다.”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전하께서는… 이 왕좌에 앉을 자격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제가… 전하를… 왕으로 만들어 드린 것입니다.”
태준은 조태후의 말에 절망했다.
그는 더 이상 그녀에게서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슬픔과 함께, 차가운 결의가 떠올랐다.
“어머니…”
태준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으며, 그 안에는 왕으로서의 위엄과 권위가 가득 차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은… 끝났습니다.”
태준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조태후를 지나쳐 집무실 문으로 향했다.
문 앞에서 그는 잠시 멈춰 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 아니, 조태후.”
그는 다시 한번 냉정하게 정정했다.
“저는… 어머니께 마지막 기회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그 기회를… 스스로… 버리셨습니다.”
태준이 문을 열고 집무실을 나서려는 순간,
조태후의 뒤쪽 문이 열리며 검을 든 무사들이 들이닥쳤다.
조태후는 태준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황제를… 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