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첩자로 궁에 들어간 리안느가 뜻밖에도 황후 후보로 선택된다.
깊고 어두운 밤, 궁궐 깊숙한 곳, 인적 하나 없는 후미진 정자에 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한 명은 이 나라의 젊은 황제, 태준이었다. 냉철한 눈빛과 굳게 다문 입술에서 그의 강인한 의지가 드러났다. 다른 한 명은 검은 복장을 한 여인, 아린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날카롭고 단호했으며, 어떤 임무라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화려한 궁중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린은 다른 후보들과 함께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겉으로는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다른 후보들과 어울렸지만, 그녀의 마음은 오로지 임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화려한 비단옷과 값비싼 장신구는 그녀에게 족쇄처럼 느껴졌다. 첩자로서 자유롭게 움직여야 할 그녀에게, 화려한 옷차림은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뿐이었다. 다른 후보들은 저마다 가문의
며칠 후, 아린은 조태후의 처소에서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긴장감을 감지했다. 평소와 달리 조태후의 주변 경비가 삼엄해졌고, 그녀의 측근들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아린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 조태후의 동향을 살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조태후와 그녀의 심복인 박 내관의 은밀한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그 일은… 절대 폐하께 알려져서는 안 됩니다…” 조태후의 목소리는 평소의 위엄
아린은 조태후의 처소를 더욱 샅샅이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태후와 박 내관의 대화에서 언급된 ‘폐하께 알려져서는 안 될 일’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 그녀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그녀는 조태후의 처소는 물론, 과거 궁중에서 오래 일했던 궁녀와 내관들을 찾아다니며 소문과 기록들을 수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린은 궁궐 깊숙한 곳, 오랫동안 닫혀 있던 창고에서
며칠 후, 아린은 조태후의 움직임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를 포착했다. 조태후는 은밀히 군사들을 동원하고 있었고, 궁궐 내의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지고 있었다. 아린은 조태후가 태준 폐하를 해하려 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태준 폐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든 진실을 알려야 했다. 아린은 밤늦도록 고민했다.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태준은 아린의 어깨에 기대어 한참 동안 괴로워했다. 그의 내면은 격렬하게 요동쳤다.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 친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 그리고 자신을 속여 온 조태후에 대한 분노가 그의 심장을 찢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왕이었다. 이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왕좌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아린은 태준의 곁을 묵묵히 지켰다. 그녀는 그의 고통을 이해했고,
태준은 아린에게 모든 진실을 듣고 난 후, 며칠 밤을 잠 못 이루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 자신의 출생의 비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계획한 조태후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은 그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슬픔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었다. 조태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고, 그는
태준이 집무실 문을 열고 나서려는 순간, 조태후의 뒤쪽 문이 열리며 검을 든 무사들이 들이닥쳤다. 조태후는 태준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황제를… 치십시오!” 순간, 집무실의 다른 문이 동시에 활짝 열리며, 검과 갑옷으로 무장한 무사들이 쏜살같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아린이 태준을 보호하기 위해 미리 배치해 둔 정예 무사들이었다. 조태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