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퇴마, 10분이면 충분합니다"

1화 - "퇴마, 10분이면 충분합니다"

1. 퇴마는 귀찮다

"아, 진짜 귀찮아."

백연우는 바닥에 드러누운 채로 한숨을 쉬었다. 퇴마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빠르고 간편한 작업이었다. 귀신을 쫓아내는 일이긴 하지만,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어차피 다 같은 패턴이야. 부적 한 장 붙이고, 소금 뿌리고, 위압적으로 한 마디 하면 알아서 떠난다고."

그렇게 툴툴거리던 연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오진우]

연우는 통화를 받기 전에 한숨을 한 번 더 쉬었다.

"뭐야?"

"야, 네 퇴마 영상 조회 수 봤냐? 대박이야."

"몰라. 안 봄."

"진짜야! 이거 콘텐츠로 제대로 해보자. 네가 퇴마하는 거 찍어서 올리면 완전 뜰 거라고."

연우는 귀찮은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퇴마사 알바라고 해도, 이왕이면 쉽게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 어디서 하라고?"

"ㅇㅇ 카페. 귀신이 계속 돌아다닌다는데?"

"후… 10분 안에 끝낼 거야. 나 시간 길게 안 쓴다."

2. 귀신이 깃든 카페

퇴마 의뢰를 받은 카페는 의외로 깔끔했다. 그런데도 사장은 잔뜩 긴장한 얼굴이었다.

"한 달 전부터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컵이 혼자 떨어지는 일이 자꾸 생겨요. 저희 직원들도 다 무서워하고… 손님도 줄었어요."

연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카페 내부를 둘러봤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아, 별거 아니네.'

단순한 잔령이었다. 억울하게 죽어서 한이 깊은 귀신도 아니고, 그냥 가볍게 미련을 가진 영혼. 이런 애들은 살짝 위협만 줘도 금방 떠난다.

연우는 가방에서 소금을 꺼내 바닥에 슥슥 뿌렸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부적 한 장을 툭 던졌다.

"자, 됐어요."

사장은 어이없는 얼굴로 연우를 바라봤다.

"네? 뭐가요?"

"끝났다고요."

"그, 그게 무슨… 진짜요?"

"네. 귀신한테 저승으로 가라고 했어요. 가야죠."

그때였다. 갑자기 카페 안에서 서늘한 기운이 퍼지더니, 커피 머신이 혼자서 작동되기 시작했다. 진우는 카메라를 들고 흥분했다.

"와, 대박! 귀신 반응 온다!"

연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숨을 쉬었다.

"아, 진짜 귀찮게 하네."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순간 공기 중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희미한 실루엣이 카페 구석에서 떨고 있었다.

"너, 왜 아직 있어? 가라고 했잖아."

귀신은 머뭇거렸다. 연우는 더 강한 기운을 내뿜으며 말했다.

"안 가면 내가 직접 강제로 쫓아낼 거야. 그럼 진짜 아플걸?"

귀신은 움찔거리더니, 곧 스르르 사라졌다. 서늘한 공기도 함께 사라졌다.

"이제 진짜 끝."

카페 사장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렇게 간단하게 끝난다고요?"

"네."

"진짜 괜찮은 거 맞죠?"

"네."

"근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제가 좀 잘해서요."

진우는 박장대소하며 카메라를 끄고 연우의 어깨를 툭 쳤다.

"야, 너 진짜 개그 퇴마사 같다. 퇴마가 이렇게 웃긴 일이었냐?"

연우는 지친 듯이 대답했다.

"됐고, 이제 돈 주세요."

3. 10분 컷 퇴마사의 시작

퇴마가 끝난 뒤, 진우는 연우를 붙잡고 말했다.

"야, 이거 완전 대박이야. 너랑 나랑 팀 짜자. 네 퇴마 영상 찍어서 콘텐츠 만들자고."

"귀찮아."

"근데 돈은 벌고 싶잖아?"

연우는 고민했다. 돈은 필요했다. 하지만 너무 힘든 건 싫었다.

'그래, 어차피 10분 안에 끝내면 되는 거 아냐?'

그렇게, '10분 컷 퇴마사'라는 전설이 시작되었다.

2화 - "퇴마사 알바를 지원하시겠습니까?"

2화 - "퇴마사 알바를 지원하시겠습니까?"

1. 새로운 의뢰 "이제 슬슬 나도 유명해지려나?" 백연우는 소파에 늘어져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유튜브 채널이 아니라 오진우의 채널이었다.

"퇴마사 알바, 10분 만에 끝내드립니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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