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약 후의 변화
퇴마사와 귀신의 계약이 체결된 후, 기숙사는 더 이상 불안정한 공간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불필요한 공포 없이 생활했고, 이상 현상도 사라졌다.
하지만 연우는 뭔가 찝찝했다.
"너무 조용한 것도 불안하네."
강민석이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
"좋은 거 아니에요? 일도 줄었고, 사고도 없잖아요."
오진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래, 이제 우리는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거 아냐?"
그러나 연우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그래, 그럴지도. 근데… 우린 이제 귀신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이잖아."
2. 배신의 조짐
기숙사에서 며칠이 지나자, 연우의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퇴마사님! 문제가 생겼어요!"
관리인이 허둥지둥 뛰어왔다.
"뭔데요?"
강민석이 긴장하며 물었다.
"어젯밤부터 기숙사 3층에서 이상한 기운이 감돌아요. 학생들이 밤에 잠을 못 자고 있고, 복도에서 뭔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연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혹시… 우리가 계약한 그 귀신 있잖아요. 최근에 본 적 있어요?"
관리인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아뇨… 그 이후로 보이지 않아요."
3. 배신의 실체
연우와 강민석은 문제의 3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은 분명히 무언가 잘못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순간, 복도 끝에서 흐릿한 형체가 나타났다. 익숙한 모습이었다.
"…너희가 아직도 나를 믿고 있다니, 참 순진하구나."
연우는 이를 악물었다.
"역시 네 짓이었구나."
계약을 맺었던 귀신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다르게 기괴한 기운을 뿜고 있었다.
"계약 덕분에 이곳의 힘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어. 처음부터 퇴마사들을 이용하려고 했지. 너희가 날 보호한다고 했을 때부터 말이야."
강민석은 경악하며 외쳤다.
"뭐라고?! 우리가 보호해줬더니 배신하는 거야?!"
귀신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이제 넌 필요 없어. 이곳은 내 것이 됐다."
4. 최후의 퇴마
연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역시 이런 전개가 나와야지."
그는 손가락을 튕겼고, 강한 퇴마의 기운이 퍼져 나갔다. 귀신이 움찔했지만, 금방 다시 기세를 되찾았다.
"이미 이곳의 기운은 내 것이야! 너희 따위가 날 내쫓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나 연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이없네. 네가 기숙사 기운을 지배할 수 있다고? 우리는 퇴마사야. 우리가 있으면 그런 게 통할 리 없지."
강민석이 부적을 들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귀신은 몸부림치며 저항했지만, 연우와 강민석의 힘 앞에서 점점 약해졌다.
"안 돼! 내 힘이…!"
마지막 비명을 지르며, 귀신은 공중에서 사라졌다. 기숙사에 감돌던 불길한 기운도 서서히 사라졌다.
5. 정리
퇴마가 끝난 후, 기숙사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아… 겨우 끝났네요."
강민석이 한숨을 쉬었다.
오진우는 카메라를 끄며 말했다.
"야, 이거 진짜 다큐 찍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배신하는 귀신이라니."
연우는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역시, 귀신이랑 계약 같은 건 믿을 게 못 돼. 결국 퇴마할 놈들은 퇴마해야 하는 거야."
강민석이 씁쓸하게 말했다.
"그래도… 처음엔 진짜 믿었는데…."
연우는 웃으며 어깨를 툭 쳤다.
"경험치 쌓았다고 생각해. 이제 다음부터는 더 신중하게 계약하자고."
기숙사 복도는 다시 조용해졌고, 불길한 기운도 완전히 사라졌다. 이 모든 사건이 끝났음을 알리듯, 창밖으로 밝은 아침 햇살이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