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불청객, 알렉스

3화: 불청객, 알렉스

여명의 서늘한 기운이 황궁을 감돌고 있었다.

어둠이 걷히기도 전에, 아이린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머릿속은 이미 복잡한 계산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는 단순한 분석을 넘어, 행동을 해야 할 때야.'

지난 며칠간 아이린은 황궁 내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정보들을 모았다.

황제의 성향, 황후와 황태자의 동향,

그리고 그녀가 예상치 못한 인물, 알렉스 카르디아의 정체까지.

하지만 이상했다. 어디를 가든 그는 있었다.

황궁 복도를 걸을 때도, 정원을 산책할 때도,

심지어 연회에서조차도. 알렉스는 단순히 경호대 소속 기사 이상의 움직임을 보였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린이 황제에게 공식적인 요청을 하기 위해 황궁의 서고로 향하려는 순간,

강렬한 존재감이 그녀를 가로막았다.

"어린 황녀께서 어딜 가시나요?"

차가운 음성이 그녀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눈을 들자, 언제나처럼 알렉스가 서 있었다.

반듯하게 정리된 검은 갑옷과 그의 날카로운 붉은빛 눈동자가 새벽빛에 은근히 빛나고 있었다.

한걸음 더 다가가자, 그의 그림자가 아이린을 감싸듯 드리웠다.

아이린은 최대한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내가 어디를 가든 기사님께서 보고하셔야 하나요?"

알렉스는 미소도 없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황녀님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황궁은 생각보다 위험한 곳이니까요."

"그렇다면 황제가 직접 명하신 일인가요?"

그녀는 반격하듯 물었지만, 알렉스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시선은 미묘하게 변했다.

아이린은 속으로 확신했다. 그는 단순한 경호가 아니다.

'나를 감시하는 자다.'

그렇다면 그는 누구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걸까?

황제?

후?

아니면 또 다른 배후 세력이 있는 것인가?

아이린은 가볍게 숨을 들이마셨다.

지금 당장 그를 몰아붙이는 것은 어리석었다.

우선, 그는 자신이 언제 어디서든 그녀를 감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였다.

'그를 역으로 감시하는 것.'

아이린은 한 발짝 물러섰다. 그리고 부드럽게 미소를 띄웠다.

"그럼 기사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어디를 가든 저를 보호해 주시겠죠?"

알렉스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눈빛 속에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기류가 맴돌았다.

아이린은 결심했다.

이 남자의 정체를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그날 밤, 아이린은 침대에 앉아 조용히 생각을 정리했다.

이제 그녀는 단순히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을 해야 했다.

우선, 알렉스의 움직임을 더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었다.

며칠 후, 아이린은 황실 도서관에서 책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장 너머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시선이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어두운 그림자 속에 서 있는 알렉스가 보였다.

'역시 또 감시하고 있군.'

아이린은 그의 존재를 모르는 척하며 천천히 책을 넘겼다.

그러나 그녀는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보였다.

갑자기 한 손으로 책을 떨어뜨리며 일부러 그의 관심을 끌었다.

알렉스는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괜찮으십니까, 황녀님?"

아이린은 그의 반응을 살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빠른 행동. 이건 단순한 기사로서의 반응이 아니었다.

그는 마치 그녀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를 계산하고 있는 듯했다.

"고맙습니다, 기사님. 그런데 말이에요..."

아이린은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항상 저를 감시하고 계신 거죠?"

알렉스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그러나 이내 평정을 되찾고 차분히 말했다.

"그것이 제 임무이니까요."

"그렇다면, 누가 명령했나요? 황제인가요? 아니면 황후?"

알렉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순간, 아이린은 확신했다.

그는 분명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아이린은 알렉스를 향해 짧게 웃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세요, 기사님. 하지만... 저도 기사님을 지켜볼거예요."

알렉스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며 예를 갖추었다.

아이린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번 생부터는 내가 움직일 거야.'

4화: 알렉스의 정체

4화: 알렉스의 정체

새벽녘, 차가운 공기가 황궁을 부드럽게 휘감았다. 어둠이 걷히기도 전에, 아이린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머릿속은 이미 복잡한 계산으로 가득 차

"천재 황녀의 두 번째 인생""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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