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이 마침내 반격을 시작할 때가 왔다.
황태자의 비리와 황제의 무관심 속에서,
그녀는 그들이 만들어놓은 틈을 이용해 승부수를 던졌다.
황태자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
그러나 아이린은 단순한 공격이 아닌, 치밀하고 정교한 전략으로 그를 몰아붙였다.
그녀는 귀족들을 포섭하고, 황태자의 부정과 비리를 철저히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알렉스는 조용히 그녀를 도왔다.
어둠 속에서 그림자처럼 움직이며, 아이린이 원하는 정보를 손에 넣어 주었다.
“이제 황태자를 몰아낼 증거는 충분해.”
아이린은 문서를 내려놓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황태자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몰래 충성스러운 친위대를 움직여 아이린을 제거하려 했다.
그녀를 궁 안의 연회장으로 유인한 뒤, 무력으로 위협할 계획이었다.
아이린이 연회장에 들어선 순간,
갑자기 문이 닫히며 무장한 병사들이 나타났다.
황태자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네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끝은 정해져 있어.”
아이린은 주위를 둘러보며 숨을 고르았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황태자를 향해 미소 지었다.
“과연 그럴까?”
순간, 연회장의 창문이 박살나며 검은 그림자가 뛰어들었다.
붉은 눈동자가 번뜩이며 은빛 검이 번쩍였다.
한순간에 병사들이 쓰러졌고, 알렉스가 아이린 앞을 막아섰다.
“늦지 않았군.”
그는 짧게 말했다.
황태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알렉스는 검끝을 황태자에게 겨누며 낮게 웃었다.
“황녀님을 건드리는 자는 누구든 상대해야 하니까.”
순식간에 벌어진 전투였다.
알렉스는 번개처럼 움직이며 황태자의 병사들을 쓰러뜨렸다.
아이린은 그 틈을 이용해 황태자를 압박했다.
그녀가 꺼내든 증거는 이미 귀족들 사이에 퍼지고 있었고,
연회장 밖에서는 황궁의 충성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마침내, 황태자는 더 이상 싸울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분노에 차 외쳤다.
“나는 황후의 아들이다! 내가 이 나라의 황제가 될 운명이라고!”
그러나 황제는 이미 결정을 내린 뒤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단호하게 선언했다.
“황태자는 모든 지위를 박탈당한다.
앞으로 이 제국을 이끌 후계자는 아이린 루아텔이다.”
순간, 연회장은 침묵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내 귀족들이 무릎을 꿇으며 경의를 표했다.
아이린은 숨을 고르며 황제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마침내 인정받았다.
황제는 아이린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내려와 그녀 앞에 섰다.
“아이린.”
황제의 목소리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말을 이었다.
“그동안 나는 널 외면했다. 네가 얼마나 강한지,
얼마나 이 나라를 위해 싸워왔는지를 알면서도… 나는 너를 보지 않았다.”
아이린은 아무 말 없이 황제를 바라보았다.
황제의 얼굴에 처음으로 후회라는 감정이 떠올랐다.
“너는 내 딸이다.”
황제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이제 이 제국의 후계자이기도 하지. 네가 이 자리까지 온 것은 네 힘이다.
이제 나는 너를 인정한다.”
아이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오랫동안 원했으나 결코 받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인정이 그녀 앞에 놓였다.
“이제부터는 내가 이 제국을 통치할 것이다.”
아이린의 목소리는 강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황태자는 끝내 쓰러졌고, 아이린은 승리를 손에 넣었다.
그러나 그 순간, 알렉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제야 바꾸셨네요, 황녀님. 당신이 바란 미래를요.”
아이린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제 모든 걸 손에 넣었지만, 왠지 모르게 허전함이 스쳤다.
“……하지만 넌 대체 누구였던 거야?”
알렉스는 짧게 미소 지었다.
그는 그녀에게 깊이 인사한 뒤, 한 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조용히 사라졌다.
아이린은 마침내 황권을 손에 넣었지만,
그와 함께한 순간들은 마치 덧없이 흩어진 환상처럼 손끝에서 흩어졌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