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첫 번째 균열과 파편의 시험

5화: 첫 번째 균열과 파편의 시험

균열로 가는 길

루미나스 나무가 뿜어낸 빛은 멀리 초원 너머,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치는 불길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곳이 바로 균열의 중심, 유나와 동료들이 가야 할 첫 번째 목적지였다.

“저곳에서 균열이 가장 심하게 벌어지고 있다.”

준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와..! 저기 가면 다 같이 한 방에 죽겠는데요?”

유나는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겁이 난다면 지금이라도 빠져라 애송이”

아루스가 창을 어깨에 걸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루카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아루스에게 말을 건냈다.

“이야~ 역시 멋진 형님이셔. 혼자서 모든짐을 다 짊어지고 싸우려하다니..”

“비꼬지말고 꺼져라!”

둘의 긴장감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카린이 한숨을 쉬며 구슬을 굴렸다.

“싸우긴 싸워야겠지만, 우리끼리 싸우는 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네.”

유나는 이 싸움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직도 어색하기만 했다. 그녀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초원을 걸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한시가 급하다고 해서 얼떨결에 따라오긴 했지만, 난 아직도 내가 뭘 해야할 지 모르겠는데..

이런 내가 균열을 지키는 열쇠라고?”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시간조차 오래 가지지 못했다. 균열의 기운이 점점 강해지며, 바람이 거칠게 몰아쳤다.

균열의 중심에서

그들이 균열 중심부에 도착했을 때, 공기는 이미 무겁고 불길했다. 검은 안개가 마치 생명체처럼 요동쳤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기… 뭐가 있어요!”

유나는 손끝으로 검은 안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차원의 균열이 만들어낸 ‘마수’들이다.”

준이 대답했다.

“차원의 균열들 중에는 저런 마수들이 존재하는 곳들도 있다. 다들 조심해!”

그 순간, 안개 속에서 거대한 형체가 드러났다. 그것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온몸이 검은 연기와 날카로운 가시로 뒤덮여 있었다. 붉은 눈이 번뜩이며, 낮고 울리는 포효가 들려왔다.

“좋아. 오랜만에 싸울만한 녀석이 나타났군! 이거 벌써부터 몸이 근질근질한데?”

아루스는 창을 단단히 쥐며 앞으로 나섰다.

“오~ 관객이구나. 좋아 너에게도 내 감미로운 연주를 들려주겠어!”

루카는 기타를 손에 쥐고 허리를 낮추며 자세를 잡았다.

“모두 조심해. 이곳의 에너지가 우리를 약화시키고 있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카린은 수정 구슬을 하늘로 들어올리며 빛의 보호막을 펼쳤다.

첫 번째 전투: 동료들의 협력

괴물은 거대한 발톱을 휘두르며 공격을 시작했다. 발톱이 땅을 찍을 때마다 균열이 더욱 깊어졌고, 검은 연기가 튀어 올랐다. 그 때 아루스가 큰 창을 휘둘러 괴물을 막아섰고, 포효하는 괴물의 앞에 루카가 다가가 기타를 연주하자 괴물이 괴로움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흥! 베짱이도 이럴 땐 쓸모가 있군.”

아루스가 냉소적으로 말했다.

“어때? 그 베짱이 덕에 살아나신 기분이?”

두 사람의 협동공격으로인해 괴물은 쓰러지는 듯 했지만, 아루스의 창이 잠시 느슨해진 틈을 타 괴물은 두사람을 다시 공격했고, 아루스와 루카는 가까스로 괴물의 공격을 벗어났다. 아까와 다르게 더 욱 거칠게 포효하는 괴물을 보며 루카가 소리쳤다

“와 이거 진짜 장난아니잖아? 뭐 좋은수가 없을까?”

그 순간 두 사람의 뒷편에서 방어막을 전개하고 있었던 카린이 집중하자, 구슬이 서서히 빛이 나기 시작했다.

“잠깐만. 약점을 찾는 중이야… 좋아!”

그녀는 괴물을 가리키며 외쳤다.

“저 녀석의 오른쪽 어깨가 약점이야!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알겠다!”

아루스는 창을 높이 들어 괴물의 오른쪽 어깨를 향해 힘껏 던졌다. 창이 괴물의 어깨에 박히자, 괴물은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괴물은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고, 이번에는 검은 연기로 거대한 회오리를 만들어내며 그들을 덮쳤다.

“위험해! 모두 흩어져!”

준이 소리쳤다.

유나의 첫 번째 역할

모두가 흩어져 괴물의 공격을 피하는 동안, 유나는 그저 멀찍이서 상황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녀의 손끝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뭘 해야 하지? 이 사람들처럼 싸울 수도 없는데…’

그러나 그 순간, 그녀의 손끝에서 은은한 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유나, 네 힘을 써야 해!”

준이 멀리서 외쳤다.

“하지만 어떻게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생각하지 말고, 네가 느껴지는 대로 움직여! 네 안에 이미 답이 있어!”

유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빛은 마치 물결처럼 괴물을 향해 퍼져나갔다. 빛은 괴물의 검은 연기를 밀어내며 점점 그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괴물은 이내 바닥으로 쓰러졌다.

“유나… 네가 해냈어!”

카린이 감탄하며 외쳤다. 빛의 물결 속에서 괴물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 순간, 괴물의 위에서 모두를 집어 삼킬듯 일렁이던 차원의 균열이 닫혔고

모든 것은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하게 정리되었다.

첫 번째 균열을 막다

괴물이 사라지고, 균열은 잠시나마 안정된 것처럼 보였다. 준은 균열이 사라진 공간을 바라보며 말했다.

“드디어 첫번째 균열을 막아냈군, 하지만 이걸로 끝난 게 아니야. 앞으로 더 많은 균열과 마주해야 할 거다.”

유나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

“방금…뭐였죠?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제가 정말.. 그 적을 해치운 건가요?”

“그래 유나. 네 힘이 깨어나기 시작했으니,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야.”

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하죠?”

유나가 물었다. 카린은 구슬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끝도 없는 사막 한가운데 균열이 보여, 왠지 강력한 적이 우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아루스는 창을 들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드 넓은 평야를 바라보았다. 그의 창 끝이 빛에 반짝였다.

“사막이라면, 서쪽의 황야인가..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있군.”

유나일행은 카린의 안내를 따르며 조심스럽게 서쪽의 황야를 향해 나아갔다.

6화: 수호자 아루스와 새로운 예언

6화: 수호자 아루스와 새로운 예언

균열 뒤의 일상, 그리고 긴장감 초록빛이 무성했던 첫번째 시공의 균열 때와는 다르게, 서쪽의 황야에 다다를 수록 풍경들은 점점 삭막하게 변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