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은 벽 속에 숨겨진 그림을 더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그림 속에서 박수정의 남편이 손톱 자국을 향해 손을 뻗고 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 손톱 자국이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남긴 흔적이라는 것을 직감한 유진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이건 그가 찾으려 했던 것일지도 몰라…"
그녀는 속으로 말했다. 그림 속 인물들이 누군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숨겨진 무언가가 바로 이 집에 관련된 진실을 풀어줄 열쇠일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그림에 담긴 비밀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유진은 손톱 자국을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 손끝으로 벽을 긁으며 의도적으로 그 자국을 남긴 것처럼 보였다. 손톱 자국의 위치는 그림의 가장자리에 있었고,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그 자국이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지 않으면,
이 집에서 일어난 일이 결코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때, 벽 속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이 다시 그녀를 불렀다.
"그를 찾아… 숨겨진…"
그 소리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유진은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그림의 손톱 자국과 그 소리 사이의 연관성을 떠올렸다. '그를 찾아'라는 말이 반복되는 것에 의문을 품던 유진은 갑자기 벽에서 또 다른 소리를 들었다. 이번에는 더 명확하고 급박한 느낌이었다. 마치 벽 뒤에서 누군가가 그녀에게 말을 걸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를… 찾아…"
유진은 이 소리가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그녀는 벽을 밀며,
그 속에서 더 많은 단서를 찾기 위해 조심스럽게 손톱 자국이 있던 부분을 더 깊이 파고들었다.
벽지와 석고가 서서히 떨어져 나가며, 그 속에서 또 다른 비밀이 드러났다.
작은 금속 조각이 보였고, 그것은 아주 오래된 열쇠였다.
유진은 열쇠를 손에 쥐고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그 열쇠는 오래되어서 녹이 조금 배어 있었지만, 분명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물건임에 틀림없었다. 유진은 그 열쇠를 손에 쥐고 고민했다.
"이 열쇠가 어디에 맞는 걸까?"
그녀는 열쇠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했다. 마침내 유진은 결심했다.
"이 열쇠는 반드시 뭔가를 열어줄 거야."
그녀는 집 안을 돌아다니며 열쇠를 사용할 곳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그 열쇠가 열 수 있는 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집은 크고 복잡했으며, 오래된 저택이라서 곳곳에 잠겨 있는 방들이 있을 것 같았다.
유진은 집의 구석구석을 조사하며, 열쇠가 맞는 문을 찾기로 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열쇠가 맞는 문은 없었다.
마침내 유진은 집의 지하로 내려갔다. 그곳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곳처럼 보였고,
빛도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하의 한 구석에서 그녀는 또 다른 문을 발견했다.
그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다른 문들과는 달리 금속으로 된 잠금 장치가 있었다.
유진은 손에 쥔 열쇠를 그 잠금 장치에 대고 돌렸다. '딸깍' 소리가 나며 문이 열렸다.
문을 열자, 어두운 공간 속에서 먼지와 오래된 책들이 쌓여 있었다.
그곳은 마치 한때 누군가가 살았던 방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버려진 공간이 된 듯했다.
유진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조심스럽게 그 방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방 안에는 한 권의 책과 낡은 일기장이 놓여 있었다. 일기장은 아마도 박수정이 썼을 것 같았다.
유진은 일기장을 손에 쥐고 조심스럽게 펼쳤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녀는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나는 그를 찾았다… 그가 숨긴 진실을…"
박수정의 일기장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유진은 그 일기장 속에서 박수정이 남편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기록한 내용을 읽었다.
박수정은 남편이 사라지기 전, 집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것이 남편을 사라지게 만든 원인이라 믿었다. 그녀는 그 비밀을 파헤치려 했고, 결국 벽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비밀을 세상에 공개할 수 없었다.
그리고, 박수정은 일기장에서 남편이 사라지기 전 남긴 메시지를 찾았다는 사실을 적어놓았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진실을 알면 널 죽일 것이다.'"
유진은 그 문장을 읽으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 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녀는 그동안 수많은 의문을 품고 있었지만, 이 일기장을 통해 이제 모든 것이 연결되는 듯했다.
박수정의 남편은 그 비밀을 알게 되자, 벽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냈고, 그 비밀이 바로 그를 사라지게 만든 원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남편이 남긴 마지막 말은,
유진에게도 큰 경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그 비밀을 풀어야 한다…"
유진은 다짐하며 일기장을 다시 덮었다. 그녀는 이 비밀을 알게 된 이상,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