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 이별인가, 새로운 시작인가

8화 - 이별인가, 새로운 시작인가

균열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서연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한 것인지, 어째서 그런 힘이 나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레온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서연은 깊이 숨을 들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가 방금 막았던 그 균열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다. 그곳에 있던 존재들, 특히 레온과 같은 존재들은 분명 그녀를 알고 있었다.

‘드디어 찾았군.’

그들의 말이 떠올랐다.

“레온, 나는… 대체 뭐야?”

그녀가 조심스럽게 묻자, 레온은 망설였다. 그러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넌 평범한 인간이 아니야.”

서연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단순히 이상한 남자를 만난 줄 알았는데, 이젠 자신의 정체까지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때 다윤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야… 진짜 뭐야, 방금 그거?”

다윤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해져 있었다. 그녀 역시 방금까지 벌어진 일이 현실이라고 믿기 힘든 듯했다.

“나도 모르겠어.” 서연이 힘없이 말했다. “그냥… 본능적으로 그 균열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어.”

“본능적으로?”

다윤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야, 보통 사람은 그런 본능 없어.”

서연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뭔가 중요한 기억이 떠오를 것만 같았지만, 머릿속이 희미하게 흐려졌다.

그때, 레온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인간계에 남아 있는 건 위험할 수도 있어.”

그의 말에 서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슨 뜻이야?”

“나와 네 존재가 이곳에 머물면 또다시 균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

그의 표정에는 확신이 있었다.

“나는 차원으로 돌아가야 해.”

순간, 서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떠난다고?

이제 겨우 익숙해지기 시작했는데?

“그럼… 난?”

그녀가 조용히 묻자, 레온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결심이 서지 않은 듯한 얼굴이었다.

“너는… 여기에 남아야 해. 네 정체에 대해 조사하고, 네가 왜 그런 힘을 가진 건지 알아내야 해.”

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이제 레온을 못 보는 걸까?’

그녀는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레온은 이미 결정을 내린 듯했다.

“…정말 돌아가야 해?”

서연이 애써 담담하게 묻자, 레온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너를 위해서라면.”

그의 눈빛은 여전히 서연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다.

이별을 말하지만, 그의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그 순간, 균열이 다시 한번 작게 흔들리며 희미하게 열렸다. 차원의 문이었다.

레온은 마지막으로 서연을 바라보았다.

“기다릴게.”

그는 손을 내밀어 서연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따뜻한 손길이었다.

그리고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균열 속으로 들어갔다.

눈부신 빛과 함께,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남겨진 서연은, 조용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가슴속에 묘한 감정이 차올랐다. 슬픔도, 안타까움도 아닌, 어쩌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같은 감정이었다.

다윤이 조용히 서연의 어깨를 두드렸다.

“괜찮아?”

서연은 잠시 대답하지 않다가,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제, 나도 알아봐야겠어.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녀는 결심했다.

이제부터는, 그녀 자신에 대해 알아갈 차례였다.


9화 - 선택의 순간

9화 - 선택의 순간

레온이 사라진 지 며칠이 지났다. 서연은 여전히 그의 존재를 실감하지 못한 채, 텅 빈 공기를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가만히

"차원이 다른 남친과의 연애법""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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