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우아한 덫

6화: 우아한 덫

L그룹 자선행사가 열리는 호텔 연회장. 소라는 샴페인 잔을 들고 우아하게 사교계 인사들 사이를 거닐고 있었다. 버건디 색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마치 이 자리의 주인공처럼 보였다.

"윤변호사님, 이런 데서 뵐 줄은 몰랐네요." 같은 법조계의 선배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네, 저희 로펌에서 후원을 하게 되어서요." 소라는 우아하게 미소지었다.

그때였다. 연회장 입구에서 소란이 일었다. 최준호 부사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키가 훤칠한 그는 50대 초반의 나이에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과연 서지은이 배신할 만한 남자는 아닌데...' 소라는 속으로 생각했다.

"윤소라 변호사님?"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소라는 우아하게 돌아섰다.

"네, 그렇습니다만..."

"저는 김도윤입니다. L그룹 법무팀장이에요." 앞에 선 남자가 명함을 건넸다.

"아, 반갑습니다." 소라는 우아하게 악수를 나눴다.

"사실 변호사님 평판은 잘 알고 있었어요. 특히 기업 간 M&A 건에서 보여주신 수완이..."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소라의 시선은 끊임없이 최준호를 좇고 있었다. 그는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 부사장님!" 김도윤이 최준호를 발견하고 손을 들었다.

"도윤 씨, 여기 있었군." 최준호가 다가왔다.

"부사장님, 이분은 윤소라 변호사님이십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아, 그 유능하신 젊은 변호사님이..." 최준호가 관심을 보이며 소라를 바라보았다.

"과찬이십니다." 소라는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혹시 잠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몇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최준호가 말을 꺼냈다.

"영광입니다."

두 사람은 연회장 구석의 조용한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소라는 이 순간을 위해 며칠 밤을 새워 준비했다.

"변호사님, 혹시 서지은이라는 이름...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소라는 잠시 놀란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네? 아... 혹시 강민혁 이사님의 약혼녀 되시는 분 말씀이신가요?"

최준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강민혁이라..."

"제가 알기로는 다음 달에 결혼식이..." "아, 그렇군요." 최준호의 목소리에 냉기가 서렸다.

소라는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봉투를 꺼냈다. "사실... 부사장님께 드릴 게 있어서요."

봉투 안에는 민혁과 서지은의 과거 이메일들, 그리고 위자료 관련 증거들이 들어있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부사장님의 전 부인과... 관련된 자료들입니다."

최준호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어떻게..."

"저는 변호사니까요. 진실을 찾아내는 게 제 일이죠." 소라가 차분히 말을 이었다.

"이 자료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서지은 씨와 강민혁 씨의 관계는 부사장님과의 결혼 기간 중에 시작되었어요. 그리고 위자료를 받아내기 위한 그들의 계획도..."

최준호는 천천히 자료들을 훑어보았다.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왜... 이걸 저에게 보여주시는 겁니까?" "정의를 위해서요." 소라가 미소지었다.

"물론 부사장님께서 원하신다면... 이 자료들을 언론에 제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최준호는 잠시 침묵했다. "변호사님... 혹시 강민혁이라는 사람과 어떤 관계이신가요?"

"저요?" 소라는 샴페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저...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는 사람일 뿐이에요."

연회장 밖으로 달빛이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 소라의 복수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었다.

7화: 무너지는 성

7화: 무너지는 성

자선행사 다음 날 아침, 소라는 평소보다 일찍 사무실에 출근했다. 그녀의 예상대로 뉴스가 터졌다. [속보] L그룹 최준호 부사장, 전처 상대로 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