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자만추 환경 조성을 위한 필사적 노력

2화: 자만추 환경 조성을 위한 필사적 노력

송지영은 결심했다.

“그래, 이번엔 제대로 인연을 만들어 보겠어.”

그녀는 자만추를 실현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

회사 앞 카페에서 같은 시간에 커피를 사 마시기,

직장인들이 몰리는 시간대 지하철 타기,

주말에 헬스장에서 ‘우연’을 가장한 인연 만들기 등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매일 아침 8시 30분.

지영은 회사 근처 인기 카페에서 커피를 사기로 했다.

이곳엔 다양한 직장인들이 오가고, 분명 멋진 인연이 있을 거라 믿었다.

“오늘도 라떼 한 잔이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봤다.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들, 노트북을 펼친 직장인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로맨스 영화에선 여기서 부딪혀서 커피를 쏟거나,

테이블이 부족해서 같이 앉게 되거나 하는데?!’

결국 지영은 다 마시지도 않은 커피를 들고 출근해야 했다.

‘이렇게 된 이상, 계속 같은 시간에 가는 수밖에 없어.’

그러나 3주가 지나도 특별한 만남은 없었다.

오히려 바리스타가 “오늘도 라떼 맞죠?”라고 먼저 알아볼 정도가 되었다.

“자만추는 흐름을 타야 해.”

지영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칸에 탔다.

언젠가 익숙한 얼굴이 생길 거라 믿으면서.

그리고 드디어! 한 남자가 매일 같은 칸,

같은 자리에서 책을 읽는 걸 발견했다.

깔끔한 셔츠, 선한 인상. ‘이 사람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남자는 책을 너무 집중해서 읽었다.

아무리 눈짓을 보내도 절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이거… 말을 걸어야 하나? 사람도 너무 많고…

근데 어떻게? 그냥 “책 재미있어요?” 하면 이상하잖아.’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기회가 왔다.

지하철이 흔들리는 순간, 지영은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그만 발이 엉켜 휘청거리며 앞쪽으로 몸이 기울었다.

“조심하세요.”

그 남자가 손을 내밀었고, 지영은 설레는 마음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감사합니다! 저… 그 책, 무슨 책이에요?”

남자가 책을 보여주며 미소 지었다.

“재테크 서적이에요. 관심 있으세요. 진짜 싸게 드릴…?”

“저 당장 내려요”

그렇게 지영의 로맨틱한 지하철 작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마지막 희망은 헬스장이었다.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도 있고, 건강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녀는 러닝머신 위에서 주변을 둘러봤다.

근육질의 남성들이 웨이트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저기 저 남자. 적당한 근육에 친절해 보이는 얼굴.

웨이트 끝나고 물이라도 건네주면 되겠어.’

마침 그 남자가 운동을 마치고 물을 마시려던 찰나,

지영이 용기를 내 다가갔다.

“저기요, 이거 쓰세요.”

그녀는 수건을 내밀었다.

그 남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지영을 쳐다봤다.

“어… 감사합니다? 근데 저 트레이너인데요. 회원님, 처음 오셨죠? 제가 PT 싸게..”

‘…….’

트레이너였냐고?

그렇게 지영은 헬스장에서도 실패했다.

지영은 결국 다시 소개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것도 결국 자연스러운 만남이야.

어차피 누군가를 소개받는 것도, 결국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려니까 이어지는 거잖아.”

올해 첫 번째 소개팅.

“안녕하세요, 저는 한승우라고 합니다.”

깔끔한 외모, 매너 좋은 태도.

그런데 대화가 진행될수록 승우는 점점 이상한 말을 했다.

“지영 씨는 주식 안 하세요? 요즘 코인이 대세인데.”

“저는 관심 없어요.”

“아, 그러면 제가 가르쳐 드릴 수 있어요.

재테크는 필수죠. 우리나라 경제가…”

그렇게 한 시간 동안 경제 강의를 듣게 되었다.

두 번째 소개팅.

상대는 SNS 셀럽이었다.

“사진 찍어도 돼요? 저 팔로워 수 10만 넘어요.”

“아..네. 맘대로 하세요~.”

결국 지영은 엄마에게 선 자리까지 부탁했다.

“엄마, 혹시 좋은 선 자리 없어?”

엄마는 황당하다는 듯 그녀를 쳐다봤다.

“넌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라며? 자만추가 선을 보냐?”

“아니, 자연스러운 환경을 조성하는 거야.”

그렇게 지영은 자만추를 향한 필사적인 노력을 계속했다.

3화: 계획된 만남은 모두 실패했다

3화: 계획된 만남은 모두 실패했다

송지영은 결심했다. “좋아, 이번엔 진짜다. 이 정도 노력했으면 뭔가 하나는 걸려야지.” 올해 세 번째 소개팅이었다. 마침 친구가 괜찮은 남자를 소개해

"난 사실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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