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해피엔딩! 우리, 진지한 연애하자

10화: 해피엔딩! 우리, 진지한 연애하자

건우를 다시 마주한 후, 다영은 한동안 멍한 상태로 지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감정이 복잡하게 얽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난 바보야. 진작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건우가 다시 다영을 찾아왔다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그도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고,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더 이상 머뭇거리면 안 된다. 다영은 결심했다.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말해야 한다고.

"…왜 이제야 왔어?"

다영이 나지막이 물었다.

건우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늦어서 미안해. 하지만 널 다시 찾으러 왔어.”

그는 여전히 단정한 모습이었지만, 눈빛만큼은 이전과 달랐다.

확신에 찬, 단단한 눈빛.

이번만큼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한 결심이 담겨 있었다.

다영은 심호흡을 하며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미안해. 난 널 좋아해. 아니, 사랑해."

건우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가 이내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야 인정하네?"

다영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늦어서 미안해."

건우는 다영을 천천히 끌어안았다.

"늦어도 괜찮아. 이제부터 진짜 연애하면 되니까."

다영과 확실하게 마음을 확인한 후, 건우는 서윤을 직접 찾아갔다.

서윤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 차분한 얼굴로 그를 맞았다.

"오빠, 이제야 왔네."

건우는 미안한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윤아, 넌 나한테 정말 소중한 친구야.

하지만… 난 네가 기대하는 감정을 줄 수 없어."

서윤은 쓴웃음을 지으며 차 한 모금을 마셨다.

"알고 있었어. 오빠가 정말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녀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가 나한테 솔직해져서 고마워.

그리고… 그 사람한테 잘해 줘. 놓치지 말고."

건우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너도 꼭 행복했으면 좋겠어."

서윤은 마지막으로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럼, 나중에 또 보자."

건우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계약 연애라는 틀 안에서 서로에게 선을 긋고 있었지만,

이미 그 선은 무너진 지 오래였다.

"우리 계약… 끝내자."

다영이 선언하듯 말했다.

건우는 능청스럽게 팔짱을 끼며 물었다.

"그래. 그런데 어떤 의미로?"

다영은 눈을 빛내며 그를 바라보았다.

"3개월 계약 연애, 오늘부로 파기할 거야.

앞으로 우린 계약이 아니라, 진짜 연애하는 사이니까."

건우는 피식 웃더니, 심각한 척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 위반이네. 그럼 위약금은?"

다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팔짱을 꼈다.

‘벼룩에게..’

"위약금은 평생 책임지는 걸로."

건우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다영을 끌어안았다.

"좋아. 계약 파기, 기꺼이 받아들일게.

대신, 이번엔 내가 널 붙잡을 거야. 어디 못 가게."

다영은 그 품에 안기며 속삭였다.

"절대 안 도망가."

그의 품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다영은 다시 한번 확신했다.

계약이 아니라, 이제는 진짜 연애를 할 시간이었다.

건우는 다영과 함께 걷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이상하게도 따뜻했다.

"우리, 이제 진짜 연애하는 거 맞지?" 다영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건우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미소 지었다.

"그럼. 이제는 가짜가 아니라 진짜니까."

다영은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대며 속삭였다.

"앞으로는 나도 너만큼 노력할게. 그러니까, 우리 같이 해보자."

건우는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넌 이제 내 전부니까."

그 순간, 건우는 가만히 다영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다영은 놀란 듯 그를 쳐다보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갑자기?"

건우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고 싶었어. 앞으로 많이 할 거야."

다영은 얼굴이 붉어졌지만,

건우의 손을 꼭 잡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도."

그날 밤, 그들은 처음으로 계약이 아닌 진짜 연애를 시작했다.

"이 남자, 내 전 남친 맞아?""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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