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내가 널 사랑한다고?!

9화: 내가 널 사랑한다고?!

다영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휴대폰을 무심코 내려보다가,

말도 안 되는 기사를 보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속보] 도건우, 강서윤과 약혼 임박?! 재벌가의 합병설까지…

그녀의 손이 떨렸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기사를 자세히 읽었다.

대기업 후계자로 거론되는 도건우와 강서윤의 약혼설이 떠오르고 있다.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인연이 깊었으며,

가족 간의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건우의 이사회 장악을 위한 합병설도 돌고 있으며…

다영은 손끝이 차가워지는 걸 느꼈다.

이게 뭐야…?

불과 얼마 전까지 그녀와 계약 연애를 했던 사람이,

이제 다른 여자와 약혼을 준비하고 있다고?

‘뭐가 됐든 내 상관이 아니잖아.’

다영은 애써 그렇게 생각하려 했지만, 가슴이 터질 듯이 뛰었다.

만약 계약 연애가 끝나고도 건우가 다영을 붙잡았다면,

그녀는 어떻게 했을까?

이별 후 다영은 평소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사를 보고 나니, 그게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건우를 떠올렸고,

그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습관처럼 그와 함께 갔던 카페를 찾아가고 있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문득,

그의 손길이 떠올랐다. 길을 건널 때 자연스럽게 잡아주던 손.

추운 날이면 아무렇지 않게 코트를 벗어주던 따뜻함.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그녀의 일상 속에서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난… 진짜 바보야.’

그제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건우를 사랑하고 있었다.

아니, 사실 사랑이 끝난 적이 없었다.

한편, 도건우 역시 무너져가고 있었다.

약혼설이 퍼진 후, 그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연일 전화했고, 이사회에서는 결혼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강서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빠, 정말 괜찮아? 이 결혼… 하고 싶은 거 맞아?"

건우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윤아, 네가 아니라 누구였어도 마찬가지야. 나는…"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이런 질문 자체가 무의미했다.

다영이 떠난 후, 그의 세상은 텅 비어 있었다.

그녀가 없는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가 원하는 사람은 오직 하나뿐인데.

건우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그녀와 함께했던 기억이 매일 밤 그를 괴롭혔다.

그녀의 웃음소리, 투덜거림,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보였던 흔들리는 눈빛까지.

‘네가 떠나도 난 기다릴 거야.’

그렇게 말했지만, 기다리는 것만으로 그녀가 돌아올 리 없었다.

다영이 진짜 원하는 건 뭘까?

그리고 그는 다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에서도 다영은 계속해서 딴생각을 했다.

결국 못 참고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혹시, 연락이라도 해볼까?’

하지만 주저했다. 그가 먼저 찾아오지 않는 이상,

자신의 감정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 이 감정이 단순한 미련인지, 진짜 사랑인지.

그러나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로 했다.

“난 바보야. 진작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 순간,

문득 누군가의 그림자가 그녀 앞에 드리웠다.

다영이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건우가 서 있었다. 다영의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

그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 역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걸.

“…왜 이제야 왔어?”

다영이 나지막이 물었다.

건우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늦어서 미안해. 하지만 널 다시 찾으러 왔어.”

그는 여전히 단정한 모습이었지만, 눈빛만큼은 이전과 달랐다.

확신에 찬, 단단한 눈빛.

이번만큼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한 결심이 담겨 있었다.

"이제 네가 도망가도 상관없어. 그래도 난 널 따라갈 거야."

다영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사실 자신이 더 이상 그를 떠날 수 없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건우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니까, 이제 나한테 솔직해질래?"

10화: 해피엔딩! 우리, 진지한 연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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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를 다시 마주한 후, 다영은 한동안 멍한 상태로 지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감정이 복잡하게 얽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이 남자, 내 전 남친 맞아?""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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