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소꿉친구의 기억

2화: 소꿉친구의 기억

2005년 여름, 10살의 김진우와 박혜주는 동네 강가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하늘은 새파랗게 맑았고, 찌는 듯한 더위에도 두 아이는 지칠 줄 몰랐다.

"진우야! 물고기 잡았다!"

혜주는 양손으로 작은 물고기를 꼭 쥐고 소리쳤다. 물고기는 팔딱거리며 도망치려 했지만, 그녀는 꼭 붙잡고 있었다.

"어디 어디! 나도 보여줘!"

진우가 강가로 뛰어들며 소리쳤다. 하지만 그는 물고기를 보기도 전에 혜주가 중심을 잃고 물에 빠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혜주야! 괜찮아?"

진우는 허겁지겁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
물속에서 머리를 내민 혜주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괜찮아! 하지만 물고기가 도망갔어..."

진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 정말 겁나게 만든다니까! 근데 물에 빠지긴 네가 처음 아니잖아.
기억나? 우리 예전에 여기서도 한 번 빠졌잖아."

혜주는 눈을 부릅뜨고 대답했다.

"그때는 네가 나 밀었잖아! 지금도 미안하다고 안 했잖아!"

"그건 네가 장난치다가 그런 거잖아!"

진우가 변명했지만, 혜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물속에서 튀어나온 물방울을 진우에게 튕겼다. 둘은 다시 장난을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한참 후, 두 사람은 강가의 큰 바위 위에 나란히 앉았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다. 혜주는 바지 주머니에서 작은 노트를 꺼냈다.

"이거 봐. 내가 오늘 잡은 물고기를 그렸어!"

그녀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서툰 그림을 보여줬다.
그림 속의 물고기는 정말 이상하게 생겼지만, 진우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잘 그렸네! 너 진짜 화가 해도 되겠다."

"진짜? 그럼 네가 내 첫 번째 손님 해줘. 내가 물고기 그림 팔 거니까!"

혜주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그 대신 나도 뭔가 하나 만들어야겠다. 뭐 만들까?"

혜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음... 너는 나한테 편지 써줘! 어릴 때 썼던 것처럼 말이야."

"알았어. 하지만 나중에 너도 꼭 편지 써줘야 해. 우리 둘 다 잊지 않게."

해가 완전히 지고, 밤하늘엔 별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고 있었다.
두 아이는 강가에 누워 별을 세며 서로의 꿈을 이야기했다.

"나중에 우리 어른 되면도 이렇게 놀러 올 수 있을까?" 혜주가 나지막이 물었다.

"그럼! 나중에도 꼭 여기 와서 놀자. 약속하자."

진우는 손을 내밀었고, 혜주는 그의 손바닥을 힘껏 쳤다. 그날의 기억은 둘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여름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3화: 여름날의 비밀

3화: 여름날의 비밀

그날 이후, 진우와 혜주는 거의 매일같이 강가에서 놀았다. 해가 떠오르면 서로의 집 앞에서 만나고, 해가 질 때까지 흙투성이가 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