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진우와 혜주는 거의 매일같이 강가에서 놀았다. 해가 떠오르면 서로의 집 앞에서 만나고, 해가 질 때까지 흙투성이가 된 채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혜주는 진우를 향해 달려오며 속삭이듯 말했다.
"진우야, 내가 대단한 걸 발견했어! 너도 같이 가볼래?"
진우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뭔데? 어디?"
혜주는 손짓으로 따라오라고 하며 진우를 이끌었다. 두 아이는 강가를 따라 걷다 작은 숲속으로 들어갔다. 나무들이 빽빽한 숲 한가운데, 그들은 오래된 오두막을 발견했다. 나무판자로 대충 지어진 것 같은 오두막은 곳곳이 낡아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보물처럼 느껴졌다.
"우와, 이런 데가 있었어?"
진우가 감탄하며 말했다.
"그렇지? 내가 어제 우연히 찾았어. 우리만의 비밀기지로 만들자!"
두 사람은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낡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고, 구석에는 먼지 쌓인 책 몇 권이 놓여 있었다. 혜주는 책을 들춰보며 말했다. "여기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여기서 모험 이야기 쓰는 거 어때?"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대신 나는 그림을 그릴게. 너는 이야기 쓰고!"
그날부터 그들은 매일 오두막에 모여 자신들만의 모험 이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각자의 아이디어가 더해질 때마다 이야기는 점점 더 풍성해졌고, 두 아이는 그 시간들이 너무나 행복했다.
오두막을 꾸미는 일도 그들에겐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진우는 마을 주변에서 주운 낡은 나뭇가지를 가져와 창문 테두리를 꾸몄고, 혜주는 마당에서 꺾은 야생화를 오두막 곳곳에 꽂았다.
"여기 진짜 우리 집 같아!"
혜주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우리 이름도 짓자! 이 오두막 이름!"
진우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음... '여름 별장' 어때? 여름마다 여기서 놀 수 있게."
혜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했다.
"좋아! 그리고 내가 만든 이야기 제목도 '여름 별장'으로 할래."
그날, 혜주는 작은 공책의 첫 장에 "여름 별장"이라는 제목을 적었다.
진우는 그 아래에 그림을 그리며 웃었다.
그렇게 그들의 여름날 비밀은 더 특별한 추억으로 쌓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