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달콤쌉싸름한 사이

3화: 달콤쌉싸름한 사이

이른 새벽, 강하린은 주방 한구석에서 조용히 작업을 시작했다. 초콜릿 무스를 망친 실수를 되돌릴 기회는 없지만,

그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내가 정말 여기서 일할 자격이 있는지, 직접 보여주자.'

그녀는 손끝으로 밀가루를 가볍게 만지며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도현의 까다로운 기준을 맞추려면,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독창적인 맛을 내야 했다.

그녀는 한식과 양식을 조합하는 것이 자신의 강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유자 초콜릿 타르트를 만들기로 했다.

부드러운 다크 초콜릿 가나슈 위에 상큼한 유자 콩피를 얹어 균형을 맞춘다. 단맛과 쌉싸름한 초콜릿, 여기에 유자의 산미까지 더해지면, 지금까지 없었던 특별한 타르트가 완성될 것이었다.

하린은 조심스럽게 타르트 반죽을 정리한 후, 초콜릿 크림을 부었다. 완벽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러 번 온도를 체크하며 신중하게 작업했다. 그녀는 온 신경을 집중하여 마치 예술 작품을 만드는 듯한 손길로 마무리했다.

"이제, 직원들에게 시식해 보게 해야겠어."

오전 8시,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기 직전. 주방 스태프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하린은 완성된 유자 초콜릿 타르트를 정성스럽게 자르고, 스태프들에게 조용히 한 조각씩 건넸다.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어 봤습니다. 한 번 드셔보시겠어요?"

직원들은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첫입을 베어 문 순간 표정이 확연히 달라졌다.

"와... 이거 뭐야? 진짜 맛있어요!"

"초콜릿의 쌉싸름한 맛이랑 유자의 상큼한 맛이 완벽하게 어우러져요!"

"이거 진짜 신메뉴로 나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주방 안은 순식간에 활기를 띠었다. 누군가는 타르트를 다시 한 조각 집어 들었고, 어떤 이는 감탄하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때였다.

"무슨 일이죠?"

날카로운 목소리가 주방을 가로질렀다. 이도현이 팔짱을 낀 채 직원들 사이로 걸어 들어왔다. 그의 시선은 곧 테이블 위의 타르트로 향했다.

하린은 긴장했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만든 디저트입니다. 한 번 드셔보시겠어요?"

도현은 아무 말 없이 타르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그는 조용히 타르트를 입에 넣었다.

순간,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부드러운 초콜릿 가나슈가 혀 위에서 녹아내리며, 유자의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처음엔 초콜릿의 깊은 풍미가 느껴지다가, 곧바로 유자의 산뜻한 맛이 균형을 맞추었다.

완벽한 밸런스였다.

하지만 도현은 쉽게 감탄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씹으며 생각을 정리한 후,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하린을 바라보았다.

"이게… 강하린 씨가 만든 겁니까?"

그녀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도현은 한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맛이었다.

‘이건… 단순한 아마추어가 만든 디저트가 아니야.’

그는 다시 한 조각을 집어 들어 천천히 맛보았다.

스태프들은 도현의 반응을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그는 쉽게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잘 만들었어요."

그 짧은 말이 떨어지자, 주변 직원들이 눈을 크게 떴다.

이도현이 다른 사람의 디저트를 인정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하린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먹을 만한 정도인가요? 아니면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녀의 질문에 도현은 가볍게 눈썹을 올렸다. 그의 시선에는 흥미가 담겨 있었다.

"그 질문은, 강하린 씨가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뜻인가요?"

하린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네. 저는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배님께 배우고 싶습니다."

도현은 짧은 침묵 끝에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그의 눈빛에는 조금 전까지 없던 미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더 높은 기준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날선 신경전 속에서도, 서로를 인정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4화: 다크 초콜릿보다 쓴 현실

4화: 다크 초콜릿보다 쓴 현실

DO PATISSERIE의 주방이 바쁜 아침을 맞이할 무렵,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대표님, 보셨습니까? 라이벌 업체에서 새 디저트 라인을 런칭하면서

"사랑은 디저트와 같아""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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