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가까워지는 거리

6화: 가까워지는 거리


아침이 지나고 저택은 조용히 하루를 맞이했다.

나현은 밤새 뒤척이며 잠을 설쳤다.

방 안 공기가 답답하게 느껴져 문을 열고 거실로 내려갔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머리를 감싸쥐었다. 어제의 일들이 마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에 휘말린 거지..."

그때, 부엌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그녀를 깨웠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재혁이 서 있었다.

그는 커피를 끓이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그의 어깨에는 묘한 긴장감과 피로가 서려 있었다.

나현은 망설이다가 말을 건넸다.

"어제는... 감사했어요. 당신 아니었으면... 저는 정말..."

재혁은 그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의 표정은 무표정했지만, 눈빛은 잠시 흔들렸다.

그러나 그는 곧 평소처럼 냉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감사할 필요 없어."

나현은 그의 차가운 반응에 입술을 깨물며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속에 쌓여 있던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

"당신은 항상 이렇게 차갑게 말하나요?"

재혁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시선을 커피잔으로 돌렸다.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이해할 수 없군. 내가 왜 너 따위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하지? 착각하지마라.”

그 말은 묘하게 슬프게 들렸다. 나현은 그의 말 속에 숨겨진 의미를 더 알고 싶었지만, 더 묻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그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정오 무렵, 나현은 저택의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저택의 담장은 높았고, 세상과 단절된 듯한 이곳은 답답했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정원의 끝자락에서 그녀는 우연히 담배를 피우고 있는 재혁을 발견했다.

그의 날카로운 실루엣이 담배 연기와 함께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현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런데서 담배 피시면 정원이 아까워요”

재혁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돌리며 담배를 비벼 끄며 대답했다.

”사람을 상당히 귀찮게 하는군”

그녀는 그를 더 알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왜 저를 이렇게까지 지키는 거예요? 위험하다는 거 알잖아요."

재혁은 그녀를 잠시 응시했다. 그의 표정에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시선을 돌렸다.

"내가 왜 그런지 알 필요 없어. 넌 그저 얌전히 있으면 돼."

나현은 그의 차가운 말투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더 안전한 건가요?"

재혁은 순간적으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차갑고 비웃음에 가까웠다.

"안전 같은 건 없어. 내가 뭘 해도 결국 위험은 따라온다. 그러니까 내 말대로 하라고."


저녁이 되자, 나현은 저택의 서재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재혁을 발견했다. 그의 손에는 오래된 사진 한 장이 들려 있었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물었다.

"혼자 뭐하세요?"

재혁은 사진을 서랍 안에 넣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감정 없이 굳어 있었다.

”내가 내 방엔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고 했을텐데?” “생각보다 집이 굉장히 넒던데요?" ”…니 방으로 돌아가라” ”조직의 보스 정도 되면 엄청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는 건가 봐요. 저는 평생 아르바이트 해도 이런집에선 못 살것 같은데..” ”…. 들어가라고 말했다.” ” 당신은 이상해요. 왜 그렇게까지 차갑게 이야기 하는거예요?” ”그만!!”

재혁은 그녀에게 소리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넌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이해 못 해. 그러니까 더 이상 나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 마."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그의 뒷모습은 담담했지만 어딘가 슬퍼 보였다. 나현은 그의 말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차가운 태도 뒤에 숨겨진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동시에 그 벽을 넘어가는 것이 두려웠다.


재혁은 서재를 나와 자신의 방으로 향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왜 너까지...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그는 스스로를 다잡으려 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그녀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7화: 드러난 위협

7화: 드러난 위협

어두운 밤, 재혁의 저택 주변에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고 있었다. 높은 담장 너머로 창문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실루엣이 어둠 속에서 은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