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잃어버린 인연

4화: 잃어버린 인연

리안은 붉은 실이 끊어진 이후로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손끝에서 마법을 펼쳐도, 이전처럼 실이 부드럽게 엮이지 않았다.

언제나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인연이 이제는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이었다.

그의 손길을 거친 실은 평소처럼 빛을 내고 있었지만, 어딘가 불안정했다.

리안은 애써 침착하려 했지만, 계속해서 작은 실수를 반복했다.

“아, 죄송합니다.”

오늘 찾아온 한 손님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요. 그런데… 원래 이렇게 흔들리진 않았던 것 같은데요.”

리안은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는 보통 실을 다룰 때 흔들림 없이 정확하게 마법을 펼쳤다.

하지만 오늘따라 실이 손끝에서 벗어나듯 움직이고 있었다.

실을 이으려 해도, 마치 저항하듯 엮이지 않았다.

손님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였고, 리안은 난처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공방을 일찍 닫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는 정중하게 사과하며 손님들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공방 문을 걸어 잠그고,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손목.

그가 지금까지 다룬 모든 인연 속에서,

정작 자신의 인연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리안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안고 공방을 나섰다.

그의 목적지는 멀지 않았다.

오래전 그에게 붉은 실의 마법을 가르쳐 준 스승의 거처였다.

어두워진 거리에서 리안은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발밑의 돌바닥이 차갑게 식어 있었고, 밤하늘에는 희미한 별빛이 떠 있었다.

마치 그의 운명이 희미해진 것처럼.

그는 스승의 집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문을 두드릴까 말까 고민했지만, 결국 손을 들어 노크했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백발의 노인이 리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깊고도 따뜻했다.

“무슨 일이냐, 리안?”

리안은 입을 떼려 했지만,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스승은 그를 한 번 보고는 모든 걸 알아챘다는 듯 조용히 안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

따뜻한 차 한 잔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리안은 마른 입술을 적시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스승님… 제 붉은 실이 끊어졌습니다.”

노인, '알데르'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천천히 리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렇구나.”

리안은 조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 실을 다시 잇는 방법이 있습니까?”

노인은 한동안 침묵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마법사라 해도, 자신의 붉은 실은 스스로 다시 이을 수 없다.”

리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럼… 방법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알데르 노인은 조용히 웃으며 머리를 저었다.

“단 하나의 방법이 있긴 하지.”

리안은 숨을 죽였다. 노인의 다음 말을 기다리며,

손끝을 테이블 위에서 꼼지락거렸다.

“마법사는 자신의 운명을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리안은 당황한 얼굴로 노인을 바라보았다.

“직접… 찾아 나선다고요?”

알데르 노인은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오랫동안 다른 사람들의 인연을 이어왔다.

하지만 정작 너 자신은 운명을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지 않느냐?”

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항상 타인의 실을 다루면서, 자신의 인연에 대해서는 무심했다.

그러나 이제 자신의 실이 끊어졌고, 그는 그 빈자리를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너는 스스로의 인연을 깨달을 때에만, 다시 붉은 실을 잇게 될 것이다.”

노인의 말이 가슴 깊이 박혔다.

리안은 혼란스러웠다.

지금껏 타인의 인연을 이어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자신의 운명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저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알데르는 미소를 지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마치 저 멀리 보이지 않는 길을 보고 있는 듯했다.

"그건 네가 찾아야 할 길이다, 리안. 때로는 인연을 잇는 것보다,

스스로 길을 걷는 것이 더 어렵지. 하지만 네가 찾게 될 진실은 너만의 것이 될 거야."

이제, 리안은 선택해야 했다.

스스로의 운명을 찾기 위해, 그는 길을 떠나야만 했다.

5화: 운명을 되찾기 위한 모험

5화: 운명을 되찾기 위한 모험

리안은 짙어진 어둠 속에서 홀로 서 있었다. 스승 알데르의 마지막 말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너는 스스로의 인연을 깨달을 때에만,

"마법의 붉은 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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