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낯선 세계

2화 - 낯선 세계


윤하린은 선실 안에서 젖은 수건을 짜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구조한 지 한 시간이 넘었지만, 그는 여전히 말수가 적었다.
아니,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낯선 사람처럼 보였다.

“몸은 좀 어때요?”

그 남자는 조용히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따뜻해.”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울림이 깊었다.
하린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뜨거운 차를 마시게 하고, 두툼한 담요를 둘러줬으니 추위는 가셨을 것이다.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그가 주변의 사물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컵을 신기한 듯 손끝으로 매만졌다.
마치 처음 보는 물건을 탐색하는 어린아이처럼.
그리고는 손을 뻗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이건… 작아.”

“뭐가 작아요?”

그가 컵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바다.”

하린은 순간 말을 잃었다.
그의 말이 너무 엉뚱해서, 장난을 치는 건지,
아니면 충격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건지 판단할 수 없었다.

“이건 컵이고, 바다는 그 바깥에 있어요.”

그는 가만히 물을 내려다보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물은 같아.”

“…….”

하린은 작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당신… 기억이 없는 건 아니죠?”

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동자에 망설임이 서려 있었다.
그러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름이라도 기억나요?”

그는 이번엔 대답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하네.”

하린은 작게 중얼거리며 그를 흘긋 바라보았다.
인간 세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그가 기이했다.

“당신, 어디에서 온 거예요?”

그는 다시금 하린을 응시했다.

“나는…”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강준우가 들어왔다.

“하린아! 네가 연락도 없이 늦게까지 안 와서 걱정했어.”

하린은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우 선배… 어떻게 여기까지?”

“너희 연구소 근처라서 잠깐 들렀어. 근데 이 사람은 누구야?”

강준우의 시선이 남자에게로 향했다.
낯선 분위기의 이방인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훑었다.
남자는 아무 말 없이 강준우를 응시했다.
눈동자 속에는 여전히 신비로운 빛이 서려 있었다.

“설마… 어제 그 폭풍우 속에서 구조했다는 사람이 이 사람이야?”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바다에 떠 있었어. 기적적으로 살아 있었고.”

강준우는 여전히 경계하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살폈다.

“그럼… 이름은 뭐라고?”

“아직 못 들었어.”

남자는 조용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강준우의 물음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에드리안.”

강준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외국인인가?”

하린도 의아했다. 외국인이라기엔 발음이 너무 또렷했고,
무엇보다도… 그가 너무나 신비로웠다.
평범한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때, 창문 너머로 어둡고 깊은 바다가 출렁였다.
마치 그 속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에드리안은 미묘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여긴… 너무 낯설어.”

그 순간, 하린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 남자는 단순한 실종자가 아니다.

그는…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3화 - 감춰진 비밀

3화 - 감춰진 비밀

윤하린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바다 위에 떠오른 달빛이 창문을 타고 들어와 희미하게 실내를 밝혔다. 그녀는 연구소의 작은 침대에

"인어왕자의 사랑"" 에피소드

더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