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인어의 진실

4화 - 인어의 진실


윤하린은 얼어붙은 듯 에드리안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바다에서 왔다고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고, 강준우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에드리안은 한동안 말없이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너희가 ‘인어’라고 부르는 존재야.”

순간, 연구소 안은 숨 막히는 침묵에 휩싸였다.

하린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인어? 전설 속에나 등장하는 바다의 존재?
하지만 방금 본 기묘한 현상과 그의 행동들… 그것이 사실이라면,
모든 것이 설명이 되었다.

“그게… 가능해요?”

에드리안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 너머로 출렁이는 바다가 그의 푸른 눈에 반사되었다.

“우리는 언제나 바다에 존재했어. 단지 인간들이 우리를 보지 못했을 뿐.”

강준우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며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하린아, 이 사람… 아니, 이 존재를 믿는 거야? 말도 안 돼.”

하린도 믿기 어려웠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는 거짓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그럼, 우리가 아는 전설은 사실인가요?
인어들은 인간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에드리안은 슬픈 미소를 지었다.

“인어들은 인간과 함께할 수 없어.
인간의 세계는 우리에겐 너무 낯설고, 바다는 너희에겐 너무 깊지.”

하린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왜 여기에 온 거예요?”

에드리안은 한순간 주저하는 듯했지만, 이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나는 인간이 되고 싶어.”

강준우는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 인간이 된다고?”

에드리안은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우리 인어들은 인간이 될 수 있어. 하지만 조건이 있어.”

하린은 긴장된 얼굴로 물었다.

“어떤 조건이요?”

“진정한 사랑을 얻어야 해.”

그 말에 하린의 심장이 순간 크게 뛰었다.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그럼, 당신은… 사랑을 찾아서 온 건가요?”

에드리안은 하린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의 푸른 눈동자는 깊고,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했다.

“나는 너에게 끌렸어.”

그의 말에 하린의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

강준우는 어이없다는 듯 끼어들었다.

“잠깐만, 하린아.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사랑이라니, 너까지 휘말릴 필요 없어.”

하지만 하린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의문과 감정이 뒤섞였다.

“만약 진정한 사랑을 얻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에드리안은 가늘게 숨을 내쉬었다.

“다시 바다로 돌아가야 해. 그리고 두 번 다시 인간 세계에 올 수 없어.”

그의 목소리에는 묘한 슬픔이 서려 있었다. 마치, 이미 그 결말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하린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에드리안이 단순히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선택을 할 시간은 얼마나 남았어요?”

“그리 많지 않아.”

그 순간, 바다에서 거대한 파도가 몰려왔다.
연구소의 창문이 흔들렸고, 강한 바람이 문틈으로 밀려 들어왔다.
바닷가에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에드리안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들이 왔어.”

하린과 강준우는 동시에 그를 바라보았다.

“그들…?”

“나를 데리러 온 인어들.”

그 말과 동시에, 창문 너머로 푸른빛이 어른거렸다.
그리고 그 빛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린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지금 이 순간이, 에드리안과 그녀에게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될 거라는 것을.

5화 - 사랑의 감정

5화 - 사랑의 감정

윤하린은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연구소 창문 너머로 푸른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마치 물속에서 반짝이는 물고기의 비늘처럼 빛나는 형체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인어왕자의 사랑""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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