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린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에드리안을 꼭 끌어안았다.
차가운 바닷물이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었지만,
그녀가 느끼는 것은 따뜻한 심장의 울림이었다.
방금 전까지도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던 에드리안이
이제 그녀의 품 안에 있었다.
그의 몸이 점차 따뜻해지고 있었다.
푸른빛이 서서히 사라지고, 그의 피부는 점점 더 인간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시에나는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감정이 담겨 있었지만, 쉽게 읽히지 않았다.
“너희가… 증명했어.”
하린은 숨을 골라가며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시에나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너희는 그것을 증명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야.”
하린은 깜짝 놀랐다.
“아직도 시험이 남았다고요?”
“시험은 끝났어. 그러나 선택이 남아 있어.”
시에나는 에드리안을 바라보았다.
“이제 너는 완전한 인간이 될 수도 있어. 하지만 네가 바다를 떠난다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어. 네가 사랑을 선택한다면, 인어의 삶은 끝이야.”
에드리안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미 선택했어.”
하린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그를 잃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에드리안….”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정말 괜찮아요?”
그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나는 너와 함께하고 싶어. 그것만으로 충분해.”
시에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녀는 손을 들어 올리며, 깊은 바다로부터 거대한 파도를 불러냈다.
그 파도는 그들을 삼킬 듯 거세게 몰아쳤지만,
곧 에드리안을 감싸듯 부드럽게 변화했다.
“이제 마지막이다.”
하린은 긴장한 채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에드리안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부터 나는 완전히 인간이 될 거야.”
그 순간, 파도는 에드리안을 감쌌다.
그의 몸에서 은빛 비늘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다.
바닷물은 그의 존재를 마지막으로 어루만지듯 부드럽게 흔들리더니, 이내 흩어졌다.
그와 함께 하린도 물 위로 떠올랐다.
모든 것이 끝났다.
그녀는 에드리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의 피부는 완전히 인간과 다를 바 없었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바다의 빛이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확고한 사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에나는 조용히 뒷걸음질 치며 다시 바다로 돌아가려 했다.
하린은 그녀를 불렀다.
“잠깐만요.”
시에나는 멈춰 섰다. 하린은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당신은… 정말 이대로 떠나는 거예요?”
시에나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임무는 끝났어. 이제 그는 우리의 일부가 아니야.”
그녀의 말에 하린은 묘한 감정을 느꼈다. 시에나는 단순히 에드리안을 데려가려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녀도 그를 지키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시에나는 마지막으로 에드리안을 바라보았다.
“이제 넌 인간이야. 하지만 인간의 삶이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에드리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이제부터 그걸 배워갈 거야.”
그녀는 조용히 웃었다.
“그래. 행복하길 바라.”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바다로 몸을 던졌다.
깊고 푸른 바다 속으로 사라지면서 그녀의 존재도 파도 속으로 희미해졌다.
모든 것이 끝났다.
하린은 조용히 숨을 들이마시며 에드리안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는 완전히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와 함께할 것이었다.
그는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이제부터, 우리 함께할래?”
하린은 그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