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첫 번째 신호

2화 첫 번째 신호

클럽 미드나잇을 나선 강윤제는 주변을 경계하며 골목길로 들어섰다. 어두운 가로등이 희미하게 빛을 뿌렸고, 그의 발소리는 차가운 벽 사이에서 메아리쳤다. 방금 만난 남자의 태도와 그가 들고 있던 태블릿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단순한 클럽 직원이 아니었다. 그것만은 확실했다.

휴대전화를 꺼내든 강윤제는 단축번호를 눌렀다. 잠시 뒤, 수화기 너머로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제야, 어떻게 됐어?”

“들어갔다 나왔어. 예상대로 만만한 곳은 아니야. 아까 한 남자를 만났는데, 아무래도 이 클럽과 깊게 연관된 사람 같아.” “그 남자에 대한 정보는?”

“없어. 하지만 태블릿을 사용하는 걸 봤어. 거기에 무언가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었을지도 몰라.”

상대방은 잠시 침묵했다. 이어진 그의 목소리에는 신중함이 묻어 있었다.

“너 혼자 움직이는 건 위험해. 일단 내가 확보한 자료를 정리해서 보낼게. 그리고 조심해, 윤제야. 이건 단순한 실종 사건이 아니야.”

통화를 끊은 윤제는 길모퉁이에 잠시 멈춰 섰다. 그의 눈빛은 차갑게 빛났고, 머릿속에서는 이 클럽과 백희주의 실종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을지 복잡한 추론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편, 클럽 내부.

방금 전 강윤제를 만났던 남자, 정도혁은 태블릿 화면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화면에는 클럽 내부의 보안 카메라 화면과 함께 각종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방금 그의 방에 들어왔던 낯선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강윤제...”

정도혁은 자신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했다. 화면에 떠오른 결과는 그의 직업과 최근의 활동 내역까지 담고 있었다.

“사립 탐정이라…”

정도혁의 눈이 좁아졌다. 그의 감각이 경고하고 있었다. 이 남자가 단순히 클럽에 길을 잘못 들어온 손님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태블릿을 닫고 곧바로 무전기를 집어 들었다.

“2층 보안팀, 주의 인물을 발견했다. 클럽 내부에서 강윤제라는 남자를 주시해. “

무전기에서 짧은 응답이 들려오고, 도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가 처음부터 강윤제를 붙잡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은 그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다시, 강윤제.

골목길을 벗어난 그는 도로 옆에 세워둔 차로 향했다. 하지만 차에 다다르기 전에 그는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누군가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시야를 넓게 가져갔다.

“역시 날 추적하고 있군…”

윤제는 주머니에서 작은 디바이스를 꺼내들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이 장치는 근거리 위치추적 장치를 탐지할 수 있는 도구였다. 디바이스의 화면이 깜박이더니 곧 근처에서 신호가 감지되었다.

그는 조용히 주변을 탐색하며 신호의 근원지를 찾아갔다. 결국, 어느 건물의 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발견했다. 그의 직감은 이곳에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옥상에 올라서자, 차가운 바람이 그의 얼굴을 스쳤다. 그리고 그곳에 서 있는 인물. 낮에 만났던 남자, 정도혁이었다. 그는 여전히 태블릿을 들고 있었고, 윤제를 보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또 만났군요. 이번엔 길을 잘못 들었다고 말하진 않겠죠?”

윤제는 그의 말에 응수하지 않았다. 대신 차분히 말했다.

“당신은 누구죠? 그리고 왜 나를 추적하고 있는 겁니까?”

도혁은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그와 윤제 사이의 긴장감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당신의 초대장을 확인했는데, 위조된 거더군요. 당신 왜 미드나잇에 있었죠? 그곳에서 뭘 찾고 있었던거죠?”

윤제는 그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한 걸음 다가섰다.

“제가 말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옥상 위에는 차가운 긴장감만이 감돌았다. 그 순간, 도혁의 태블릿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그는 화면을 확인하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재밌네요”

도혁은 태블릿을 조용히 응시했다. 화면에는 클럽 내부의 또 다른 인물이 찍혀 있었다. 그 인물은 어딘가 낯익었다.

“또 한명의 불청객이라니”

옥상 위의 긴장감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클럽 미드나잇의 비밀은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윤제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3화 박도균의 등장

3화 박도균의 등장

두사람의 대치는 잠시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정도혁은 화면 속 인물에 대한 충격을 숨기며 강윤제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정도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