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최후의 선택

7화 최후의 선택


윤제는 백희주의 묶인 손발을 풀며 그녀를 부축했다.

“괜찮습니까? 여기서 빨리 나가야 합니다.”

백희주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대체 여기가 어디예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죠?”

그때 방 안의 스피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찾아냈군. 하지만 네가 진실을 감당할 준비가 되었을지는 모르겠군.”

윤제는 권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네 정체를 밝혀! 네가 왜 그녀를 납치했는지 말하라고!”

스피커 너머에서 비웃음이 흘러나왔다.

“진실은 미드나잇의 심장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네게는 시간이 많지 않아.”

갑자기 방의 벽면이 열리며 새로운 복도가 드러났다. 복도 양쪽에서 붉은 조명이 깜박이며 긴박감을 더했다. 윤제는 백희주를 부축하며 무전을 열었다.

“정도혁, 백희주를 찾았어. 지금 나와 합류해야 해. 이곳은 함정 투성이야.”

한편, 정도혁은 미드나잇의 중앙 제어실에 잠입하고 있었다.

그는 태블릿을 이용해 클럽 내부의 보안 장치와 카메라를 해킹하며 흑막의 위치를 추적했다.

“드디어 네가 이곳에 도달했군.”

김종석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윤제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컨트롤 패널 앞을 거닐며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한때 나는 백정호와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그의 성공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쳤고,

그의 그림자처럼 옆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나를 배신했다. 나를 무너뜨리고,

내 모든 것을 빼앗아갔지.”

김종석은 잠시 말을 멈추고 윤제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 미드나잇은 그에 대한 복수의 무대다. 나는 그의 약점을 알았다. 그의 딸, 백희주.

그녀를 이곳으로 유인해 감금함으로써 그가 얼마나 무력한지,

얼마나 비참하게 무너지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깊은 한숨을 쉬며 컨트롤 패널 위의 버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이제, 나는 이곳을 폭발시켜 모든 것을 끝낼 것이다.

이 미드나잇과 함께 사라지는 것만이 나의 복수를 완성하는 유일한 길이다.”

윤제는 경악하며 물었다.

“그럼 너는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정도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나는 백정호 회장이 고용한 해커야. 그의 딸을 구하기 위해 이곳에 잠입했어.

하지만 이곳의 위험은 내 예상 이상이었어.”

윤제는 그의 말에 의구심을 품었지만, 더 중요한 건 백희주의 안전이었다.

“좋아. 김종석은 지금 어디에 있어?”

“그는 미드나잇의 컨트롤 룸에 있어. 하지만 그는 클럽 전체를 폭파하려고 해. 시간이 없어.”

윤제와 백희주는 서둘러 복도를 따라 이동했다. 곳곳에서 경비들과의 교전이 이어졌지만, 윤제는 백희주를 보호하며 가까스로 컨트롤 룸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김종석이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왔군.”

김종석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늦었다. 내가 설치한 폭발물은 이미 활성화됐고, 모든 것이 끝날 준비를 마쳤으니까.”

윤제는 그를 향해 권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멈춰! 폭발물을 해제하라고!”

김종석은 비웃으며 컨트롤 패널을 가리켰다.

“멈추는 건 없다. 내 복수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 순간, 정도혁이 방으로 뛰어들며 태블릿을 컨트롤 패널에 연결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김종석은 그의 행동을 막으려 했지만, 윤제가 그를 저지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컨트롤 룸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경고음이 울리며 타이머가 점점 줄어들었다.

“시간이 없어! 덮어놓고 막을 수 없어!”

정도혁은 태블릿을 조작하며 손가락을 재빠르게 움직였다. 폭발 타이머가 점점 느려지더니 마침내 멈췄다.

“됐다! 폭발은 막았어!”

정도혁이 소리쳤다. 하지만 경고음이 울리며 컨트롤 룸의 벽면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윤제는 김종석을 제압하고 백희주를 끌어안으며 외쳤다.

“여긴 무너지고 있어! 어서 나가야 해!”

세 사람은 쏟아지는 잔해를 피해 복도를 달렸다. 바닥이 흔들리며 아래층으로 추락하는 경비들의 비명이 뒤섞였다. 벽의 균열 사이로 불길이 솟아오르고, 연기가 복도를 채우기 시작했다. 정도혁은 태블릿을 들고 앞장서며 외쳤다.

“왼쪽! 여긴 출구로 이어져!”

윤제는 백희주를 보호하며 온 힘을 다해 달렸다. 하지만 그 순간, 천장이 무너지며 거대한 금속 구조물이 세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다. 윤제는 즉각 권총으로 금속 지지대를 쏴 균형을 무너뜨렸고, 정도혁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좁은 틈을 통해 백희주를 끌어냈다. 출구가 가까워질수록 폭발의 충격파가 뒤에서 그들을 덮쳤다. 윤제는 마지막 힘을 다해 백희주를 밀어내며 외쳤다.

“뛰어!”

세 사람은 간발의 차로 클럽을 빠져나왔고, 뒤이어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미드나잇이 붕괴했다. 공중으로 솟구치는 화염이 밤하늘을 물들이며 모든 것이 끝났음을 알렸다. 밖으로 나온 그들은 폐허가 된 클럽을 바라보며 침묵에 잠겼다. 백희주는 흐느끼며 말했다.

“정말... 끝난 건가요?”

윤제는 그녀를 다독이며 말했다.

“끝났어요. 이제 안전합니다.”

정도혁은 태블릿을 닫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거야. 이 진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남았어.”

그들은 각자의 길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밤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