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새로운 세계

10화: 새로운 세계

서연의 시야가 온통 빛으로 뒤덮였다. 균열이 닫히는 순간,

마치 거대한 힘이 그녀를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변의 공간이 부서지며 공중으로 흩어졌다. 균열 속에서 요동치던 과거의 조각들이 사라지며,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또 다른 세계도 점차 흐려졌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바라보았다.

"이제 가야 해."

그녀는 작게 속삭였다.

또 다른 서연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래. 이제는 네가 나를 받아들일 차례야."

그 순간, 두 존재가 하나로 합쳐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의식이 점차 희미해지며 그녀는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끝나고 있음을 알았다.


현실.

서연은 천천히 눈을 떴다. 부드러운 햇살이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방 안은 고요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커튼을 살짝 흔들었다. 모든 것이 너무나 평온했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귓가에는 더 이상 속삭임이 들리지 않았다.

균열도, 또 다른 자신도, 폐허가 된 세계도 사라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공허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깊은 평온함 속에서 새로운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노트를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이전과는 다른 글씨가 적혀 있었다.

"모든 것은 너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제, 너는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

서연은 미소를 지으며 노트를 덮었다.

이제 그녀의 삶은 그녀가 만들어갈 것이었다.

더 이상 과거에 사로잡히지도, 두려움에 떠밀려 도망치지도 않을 것이다.

그녀는 천천히 창문을 열었다.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갔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 새들의 지저귐이 익숙한 일상을 되찾은 듯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는 문득 떠올렸다. 이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는 것을.

그녀는 책상에 앉아 노트를 펼쳤다.

손가락으로 표지를 매만지며,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균열을 마주하고 두려움 속에서도 싸웠던 시간들.

그리고 마침내 선택을 마쳤을 때 찾아온 깊은 평온함.

펜을 들었다. 그리고 서서히, 첫 문장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모든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그녀의 손끝에서 잉크가 번져가며, 한 글자씩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창밖에서 불어온 바람이 가볍게 그녀의 노트를 스쳤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확신했다.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따뜻한 햇살 아래 평온한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이상 과거에 갇혀 있지 않았다.

서연은 노트를 닫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의 귓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제는 더 이상 균열도, 속삭임도 없었다. 오직 조용한 현실만이 그녀를 감싸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현실 속에서도,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이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지."

그녀는 미소 지으며 문을 열었다.

그리고 밝은 햇살이 그녀를 따뜻하게 감쌌다.

끝.

"나의 적은 나였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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