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균열의 시작

2화: 균열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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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윤서연은 메모지와 메시지가 단순한 장난일 거라며 애써 자신을 달랬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른 이질감이 그녀의 하루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출근길 전철 안. 사람들 사이에서 서연은 창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그런데 순간,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달라졌다.

자신이 아닌, 꿈속의 차가운 눈빛을 가진 여자가 비쳤다. 서연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괜찮으세요?"

옆에 있던 승객이 놀라며 물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황급히 내릴 준비를 했다.

"죄송해요. 착각했어요."

회사에 도착했을 때, 서연은 의도적으로 밝게 행동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어딘가 어두운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업무 중간, 그녀는 손을 떨며 책상을 정리하다가 종이 사이에 끼워진 작은 열쇠를 발견했다.

"이게 뭐지?"

서연은 손에 든 열쇠를 살펴보았다. 평범해 보였지만, 그녀는 묘한 끌림을 느꼈다.

열쇠를 쥔 순간, 마치 두통처럼 머리가 띵해지며 짧은 환영이 스쳤다.

그것은 어두운 방 한가운데 놓인 낡은 문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하지 않고 조용히 회사 근처 공원을 걸었다.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지만, 열쇠가 주는 묘한 불안감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서연은 공원의 벤치에 앉아 손에 든 열쇠를 살폈다. 희미하게 새겨진 문양이 있었다.

어딘가 익숙한 듯했지만,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그때, 핸드폰이 진동했다. 낯선 번호였다.

‘이제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어.’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서연은 급히 전화를 받으려 했지만, 상대방은 끊어버렸다.

그녀는 숨을 고르며 다시 열쇠를 쥐었다. 뭔가가 점점 그녀를 감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집에 돌아온 서연은 책상 서랍 안에서 작은 문양이 새겨진 오래된 상자를 발견했다.

그 상자에는 열쇠 구멍이 있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열쇠를 꽂아 돌렸다.

‘딸깍.’

상자가 열리자 안에는 오래된 사진 한 장과 낡은 쪽지가 있었다.

사진 속에는 어린 서연과 또 다른 서연이 함께 서 있었다. 하지만 다른 서연은 어딘가 낯설었다.

그녀는 쪽지를 펼쳐 읽었다.

‘문 너머의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었니?’

그 순간, 서연은 알 수 없는 두려움과 함께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사진 속 자신이 손에 쥔 문양과 꿈속에서 보았던 문이 일치한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자신이 무언가 거대한 일에 휘말리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녀는 사진을 손에 쥔 채 거실을 서성이며 생각에 잠겼다.

‘어째서 이런 사진이 여기에 있었던 거지?’

그러다 문득, 오래전 기억 한 조각이 떠올랐다.

어릴 적, 그녀는 할머니 집에서 낯선 방문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냥 헛것을 본 줄 알았지만, 그 방문이 사진 속 문과 너무도 흡사했다.

그 문이 사라진 후, 어른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했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그녀는 종종 이상한 꿈을 꾸곤 했다.

그녀는 오래된 상자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안에는 또 다른 조그마한 종이가 숨겨져 있었다.

‘밤 12시, 그 문을 열어라.’

심장이 요동쳤다. 이 모든 게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잊혔던 무언가가 다시 떠오르려 하고 있었다.

서연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3화: 낡은 문 너머

3화: 낡은 문 너머

윤서연은 사진과 쪽지를 손에 들고 낡은 문을 찾기 시작했다. 사진 속 배경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모습이었지만,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나의 적은 나였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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