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균열의 잔향

7화: 균열의 잔향

서연은 창문을 통해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알았다. 이 세계는 더 이상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그녀는 방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가구들, 깔끔하게 정돈된 책상, 침대 위에 올려져 있는 담요까지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하지만 무언가가 달랐다. 공기의 무게, 가벼운 진동,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이질감이 그녀의 피부를 간지럽혔다.

서연은 거울 앞에 섰다.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은 분명 다르다. 선택을 통해 그녀는 성장했고,

이제는 도망치는 대신 진실을 마주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균열은 완전히 닫힌 것일까?

그때, 문밖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희미한 속삭임 같았다.

서연은 몸을 돌려 조심스레 방문을 열었다. 복도는 어둡고 조용했다.

가족들은 이미 잠든 듯했다. 그러나 그녀는 확실히 들었다.

“서연아.”

낯익은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녀의 입술이 마른 이유는 그것이 자신의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서연은 복도를 따라 조용히 걸었다.

발소리를 죽이며 거실로 향하던 중, 창가 너머로 희미한 그림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순간 얼어붙었다.

조용히 창문을 열고 바깥을 살폈다. 거리는 한산했고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둠 속, 길모퉁이에 누군가 서 있었다.

그것은 그녀였다.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서연.

그러나 이번에는 차가운 미소도, 날카로운 눈빛도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서연이 오래전 잊어버린 조각처럼 부드럽고 애잔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연은 순간적으로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의 입술이 무의식적으로 떨렸다.

“왜 아직도…”

그러나 길모퉁이의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입술을 움직였다. 멀리서도 확실히 보였다.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 순간, 서연의 귓가에 다시 한번 균열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눈앞이 하얘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 서연은 자신의 방 안에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끝에는 서늘한 감촉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창밖을 다시 바라보았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예감이 그녀를 휘감았다.

균열은 정말 닫힌 걸까? 아니면 아직도 무언가가 남아 있는 걸까?

그녀는 숨을 삼키며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천천히 책상 위에 있던 노트를 펼쳤다.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제, 그녀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8화: 잃어버린 조각들

8화: 잃어버린 조각들

서연은 노트 위에 손을 올린 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무엇을 써 내려가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균열이 닫히지 않았다는 본능적인 예감이

"나의 적은 나였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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