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잃어버린 조각들

8화: 잃어버린 조각들

서연은 노트 위에 손을 올린 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무엇을 써 내려가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균열이 닫히지 않았다는 본능적인 예감이 그녀를 계속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날 밤, 그녀는 잠들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응시하며 머릿속을 정리하려 했지만,

머릿속에는 수많은 이미지가 뒤섞여 떠올랐다.

그리고 새벽이 가까워질 무렵, 그녀는 다시 속삭임을 들었다.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 목소리는 이전과 같았지만, 이번에는 더욱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서연은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폈다. 방문은 닫혀 있었고, 창문도 닫혀 있었다.

그러나 방 안의 공기는 무언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녀는 천천히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거실은 어두웠다. 창문을 통해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스며들고 있었다.

그런데 소파 앞, 테이블 위에 놓여 있어야 할 책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서연은 다가가 조심스럽게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또 다른 균열이 발생하는 듯한 기묘한 감각이 들었다.

쨍—

마치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과거의 기억 속.

서연은 익숙한 방 안에 서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린 시절의 자신이 아니라,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방 한가운데에 서서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문은 그녀가 이미 여러 번 본 적 있는, 그 낡은 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로 흐릿한 그림자가 보였다. 그림자는 천천히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기억해 내야 해."

그 순간, 서연은 머릿속에서 강렬한 두통을 느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숨을 몰아쉬었다.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그녀를 불렀다.

"너는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어. 네가 다시 연결된 순간부터 이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어."

서연은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그리고 마침내, 잊고 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현재.

서연은 침대 위에서 깨어났다. 숨이 가빴고, 손끝이 차가웠다.

방 안은 조용했지만, 그녀의 귓가에는 아직도 속삭임이 울려 퍼지는 듯했다.

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노트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직감했다.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창밖을 바라보니 새벽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한번 균열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든, 이제는 도망칠 수 없었다.

서연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차가운 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그녀의 뺨을 스쳤다.

그리고 저 멀리, 길모퉁이에 또 다른 자신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는 확실했다. 그것은 환영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속삭였다.

"이제, 진짜로 끝을 볼 시간이야."

9화: 균열의 중심

9화: 균열의 중심

서연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창문 너머를 응시했다. 길모퉁이에 서 있던 또 다른 자신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그 존재가 여전히

"나의 적은 나였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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