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아이돌은 이렇게 사는 건가요?

2화 - 아이돌은 이렇게 사는 건가요?


늦은 밤, 하영은 출출함을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열었다.
"음… 치킨이냐, 떡볶이냐, 아니면 그냥 라면 끓여 먹을까?"
고민 끝에 결국 치킨을 선택하고 배달을 주문했다. 조용한 밤, 여유로운 야식 타임을 기대하며 거실 소파에 늘어졌다.

띵동!

"오, 벌써 왔네!"


하영은 환하게 웃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그녀가 마주한 건 치킨을 들고 있는 배달원이 아니라, 비닐봉지를 든 옆집 남자였다.

“…뭐야?”

그 남자—아니, 유현준이었다. 슬리퍼를 신은 채 후드티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는 모습은 의외로 평범했다. 하지만 연예인의 아우라는 숨길 수 없는 법. 새벽에도 빛나는 비주얼에 하영은 순간 얼어붙었다.

현준도 약간 놀란 듯 그녀를 보며 눈을 깜빡였다.


"아, 안녕하세요."
"...네."
"이 시간에 배달 음식 시키셨나 봐요?"


하영은 잠시 당황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근데 그쪽은요?"


현준은 봉지를 들어 보이며 피식 웃었다.

"편의점 다녀오는 길이었어요. 라면이랑 삼각김밥 좀 사 왔죠."

아이돌도 라면 먹는구나…순간 그런 엉뚱한 생각이 들었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아, 네. 잘 먹어요."


그녀는 대충 인사를 건네고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런데 현준이 갑자기 말을 걸었다.


"근데 혹시…"
"네?"
"집에서 음악 소리 너무 크진 않죠?"

아, 맞다. 그 얘기 해야 했는데.

하영은 마침 잘됐다는 듯 문을 다시 활짝 열고 팔짱을 꼈다.

"사실 말하려던 참이었어요. 낮에도 그렇고, 밤에도 가끔 연습하는 거 같던데…

솔직히 좀 시끄럽거든요."


현준이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 제가 방음이 잘 되는 줄 알고 좀 신경을 덜 썼나 봐요. 조심할게요."
"조심할 게 아니라 줄여야죠."


하영이 단호하게 말하자, 현준이 살짝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조용히 살고 싶은 건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럼 조용히 좀 살아요!"

하영의 단호한 말투에 현준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저도 조용히 살려고 여기로 왔거든요. 팬들이 몰려들면 저도 힘들어요."
"그럼 더더욱 조심해야죠!"

그때, 멀리서 몇 명의 여학생들이 속닥이는 소리가 들렸다.


"저기요! 방금 유현준 아니야?"
"대박! 진짜다!"

하영과 현준의 시선이 동시에 그쪽으로 향했다.

현준은 본능적으로 후드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고개를 돌렸다.


"큰일이네. 또 찾아왔네…"

하영은 깜짝 놀라 그를 바라봤다.

"설마… 팬들이 집 앞까지 찾아오는 거예요?"


현준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네. 원래는 안 그런데, 이사 온 직후라 그런지 요즘 좀 심해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생들 몇 명이 그들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하영은 반사적으로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말했다.


"들어와요."
"네?"
"빨리 들어와요!"

현준은 잠시 멈칫했지만, 학생들이 다가오는 걸 보고

얼른 하영의 집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녀는 재빨리 문을 닫고 심호흡했다.


"하아… 뭐야, 진짜 아이돌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예요?"

현준이 벽에 기대며 가볍게 숨을 고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요. 좀 피곤하죠?"
"좀이 아니라 엄청 피곤해 보이는데요?"
"하긴… 늘 그런 건 아니었는데 요즘 유독…"

하영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타도 사람은 사람이구나.

하지만 그녀는 곧 현실로 돌아왔다.


"어쨌든 이건 제 일이 아니니까요. 이젠 나가셔도 돼요."
"와, 너무하네. 도와줬으면 라면이라도 한 개 끓여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뭐라고요?"

현준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농담이에요. 고마워요. 덕분에 팬들한테 안 들키고 넘어갔네."
"다신 이런 일 없길 바라요."
"저도요. 조용히 살고 싶으니까."

그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문을 열고 나갔다. 하영은 한숨을 쉬며 문을 닫았다.

정말, 조용히 살 수 있긴 한 걸까?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벌써부터 사건이 많았다.
앞으로 이 동네에서의 생활이 순탄하지 않을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3화 - 의도치 않은 스캔들

3화 - 의도치 않은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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