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그림자 속의 방문자

4화: 그림자 속의 방문자

여성은 겁에 질려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하지만 강진수는 그녀를 거칠게 붙잡고 흔들었다.

"누가 이걸 풀었냐고 물었어."

여성이 울먹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난 아무것도 안 했어요."

강진수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이 초점없는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하하하하 그럼... 누군가 들어왔다는 거겠군."

그 순간, 바깥에서 자동차 경적이 요란하게 울렸다.

강진수는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강현주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와 몸을 숨겼다.

강진수는 한동안 방문 앞에서 머뭇거렸다.

그는 한숨을 내쉬더니 결국 문을 열고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강현주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여성에게 다가갔다.

"우리 지금 나가야 해요."

여성은 두려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안 돼요... 늦었어요. 그는 돌아올 거예요. 그리고 우린... 더 이상 못 나가요."

강현주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요. 당신을 여기서 데리고 나갈 거예요. 절대 그냥 두지 않겠어요."

그녀는 서랍장을 열어 안에 있던 가위를 꺼냈다.

쇠사슬을 자르기는 어려웠지만, 사슬을 묶고 있는 부분을 손으로 풀어내려 했다.

그녀의 손끝이 떨렸지만, 간절한 마음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여성의 손목을 묶고 있던 금속 고리는 꽤 단단했다.

가위 날을 끼워 넣으려 했지만, 쇠사슬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강현주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다시 시도했다. 그때, 여성이 갑자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소리... 들려요?"

강현주는 숨을 죽였다. 그녀도 들을 수 있었다.

벽 너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규칙적인 두드림. 층간소음처럼 들릴 수도 있는 소리.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생활 소음이 아니었다. 마치 어떤 신호처럼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쿵... 쿵... 쿵...

여성은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벽을 바라보았다.

"그는 혼자가 아니에요... 이곳에는... 더 많은 비밀이 있어요."

강현주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동안 그녀가 들었던 층간소음이 단순한 소음이 아니었다면?

만약 누군가가 갇혀서 구조를 요청하는 신호였다면?

그녀는 서둘러 여성의 사슬을 풀었다.

"지금 당장 나가야 해요."

여성은 겨우 손목을 풀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강현주는 그녀의 팔을 붙잡고 속삭였다.

"문으로 가요. 조용히."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문 쪽으로 다가갔다.

강현주는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았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문이 잠겨 있었다.

"젠장..."

그녀는 속삭이며 다시 문고리를 돌려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창문은 단단한 철창으로 막혀 있었다.

주방 창문 역시 열 수 없었다. 탈출로가 없었다.

그때, 다시 쿵, 쿵, 쿵. 벽 너머에서 나는 두드림 소리가 더욱 강해졌다.

그것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여성이 갑자기 몸을 움츠렸다.

"그가 돌아와요. 우리가 나가는 걸 알았어요."

강현주는 숨을 삼켰다.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주위를 살폈다.

벽장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그녀는 여성을 끌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벽장 문을 살짝 닫고 안에서 숨을 죽였다.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무거운 걸음. 문고리가 다시 천천히 돌아갔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강진수가 돌아왔다.

그는 방 안을 천천히 살폈다. 강현주는 벽장 안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강진수는 방 한가운데로 걸어 나왔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쇠사슬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나올 때가 됐는데..."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 순간, 복도에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띵동—

강진수가 순간 멈칫했다.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강진수 씨! 경비원입니다! 주민 신고가 들어와 확인하러 왔습니다."

강현주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녀는 벽장 안에서 여성과 눈을 마주쳤다. 이제 기회가 생겼다. 그녀는 속삭였다.

"이제 탈출할 수 있어요."

(계속)강현주는 숨을 죽이며 문 뒤로 몸을 웅크렸다.

심장은 터질 듯 뛰었고, 손끝은 식은땀으로 젖어갔다.

그녀는 눈앞의 여성과 서로를 바라보았다.

쇠사슬에 묶인 채 힘없이 웅크린 여성의 눈동자는 공포로 얼어붙어 있었다.

그녀의 입술이 떨리며 약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조심하세요... 그는 잔인한 사람이예요."

강현주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강진수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그녀를 구출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방 안을 재빨리 둘러보았다. 창문은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고,

벽에는 스크래치 자국이 남아 있었다. 마치 누군가 탈출을 시도한 흔적 같았다.

"용기를 내봐요! 우린 지금 나가야 해요. 이제 기회가 없어요".

하지만 여성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우리를 죽일지도 몰라요.."

5화: 폭로된 비밀

5화: 폭로된 비밀

여성은 여전히 공포에 질려 머뭇거렸다. 하지만 강현주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문 밖에서 경비원이 거듭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띵동